“대통령 노조법 관련 지시, 추가 입법하라는 뜻 아냐”

노동감독관 수사교육 전담조직 신설…독자수사 체계 대비 역량 강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사전에 취합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사전에 취합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 유연화를 담은 메가특구 특별법 추진과 관련해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노동계와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접점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에 따른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한 해석지침을 조만간 발표하고,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이후 노동감독관의 독자수사 체계에 대비한 교육연수원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메가특구 특별법과 관련해 “정부 정책이 확정된 것은 없고 지금은 논의를 숙성시키는 과정”이라며 “부처 내 협의를 거쳐 노동계와도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특례 등 노동 유연화 방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반도체 특별법 당시에도 주52시간 예외가 없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산업은 성장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예송 논쟁처럼 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없앨 수는 없지만 사실관계에 기초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으면 된다”며 “양대노총이 대통령 면담과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만큼 노동계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노동부가 더불어민주당에 보고한 메가특구 특별법 추진안에 소득 상위 3% 관리자와 연구개발자에 대한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근로시간 규제 제외)’ 도입 등이 포함되면서 노동계 반발이 커진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해당 방안이 과로를 조장하고 노동기준을 후퇴시킬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쟁점이 되고 있는 노동쟁의 범위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체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지시가 노조법 개정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그건 잘 못 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가특구 추진 자체는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노동부의 입장”이라며 “사업 경영상의 결정 자체만으로는 교섭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해고나 근로조건 변경 등이 수반된다면 당연히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석지침을 마련해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내년도 단체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밝히는 등 경영상 결정과 노동쟁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만큼, 노동부가 해석기준을 통해 경영권과 교섭권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하겠다는 의미다.

검찰의 특별사법경찰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응한 노동감독관 역량 강화 방안도 공개했다.

김 장관은 “이제 노동감독관이 수사 개시와 종결을 직접 판단해야 하고, 지청장이 검사 역할까지 수행해야 하는 체계가 됐다”며 “행정안전부에 노동감독관 수사 교육연수원 설립 필요성을 건의했고 직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에는 24명 규모의 교육 전담센터를 신설한 뒤, 이를 장기적으로 노동감독관 교육연수원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노동부는 수사기법과 법률교육을 체계화해 독자수사 체제에 걸맞은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