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450억원 공소사실은 무죄

고율 이자 내세워 투자자들 유인

예비적 공소사실 대부분 유죄 판결

비트코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AFP]
비트코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AFP]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245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 출금 중단 사건을 일으킨 코인 예치업체 델리오의 정상호(54)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장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정 대표는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하면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코인을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델리오는 예치한 가상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내고 연 12~15%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2023년 6월 14일 돌연 출금을 중단했다.

재판부는 델리오가 사업 과정에서 누적된 손실과 해킹 피해 등으로 예치 받은 가상자산보다 보유 자산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고율의 이자를 내세워 고객을 계속 유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상자산 운용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감당할 수 없는 고이율 이자를 내세웠다”며 “‘크립토 은행’ 등 안정성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회사를 과다하게 홍보해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편취했다”고 지적했다.

또 “수많은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피해 회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FTX 파산이라는 외부적 요인으로 사건이 촉발된 측면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정 대표가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2800여명으로부터 245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했다며 2024년 4월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정 대표 측은 델리오의 서버 위탁업체 가비아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해 관련 전자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여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된 핵심 전자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를 토대로 한 당초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후 피해자와 피해 규모를 특정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정 대표가 약 7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편취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결심공판에서 정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정 대표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날 법정 구속했다.


new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