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다임러트럭·볼보 수소연료전지 협력
中 10만대·日 1500대 보급…EU도 충전망↑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누적 2700만㎞ 운행
韓 정부 주도 ‘수소 물류회랑’ 조성 필요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글로벌 수소상용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토요타가 다임러트럭·볼보그룹과 손잡고 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본격 뛰어든 가운데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정부도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소상용차 기술과 실증 운행을 선도해 온 한국도 기술 우위를 시장 선점으로 연결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수소 물류회랑’ 조성 등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요타·다임러·볼보 ‘수소 동맹’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난 7월 다임러트럭, 볼보그룹과 수소연료전지 합작법인 ‘셀센트릭(Cellcentric)’ 지분 참여를 위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거래가 완료되면 세 회사는 셀센트릭 지분을 각각 33.3%씩 보유하게 된다.
셀센트릭은 다임러트럭과 볼보그룹이 각각 50%씩 출자해 2021년 공동 설립한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업이다. 대형 트럭용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셀·소재·스택 등 연료전지 핵심 기술을 셀센트릭에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상용차 시장을 대표하는 다임러트럭·볼보그룹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토요타의 협력이 대형 상용차용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과 양산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수소상용차 경쟁이 차량 개발을 넘어 부품과 충전 인프라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 친환경 상용차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디젤 상용차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다. 특히 중·장거리 운송에서는 충전 시간과 운행 거리 측면에서 수소전기트럭이 배터리전기트럭보다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행 거리와 용도에 따라 두 동력원을 상호 보완적으로 도입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中·日·EU, 보급부터 충전망까지 전방위 지원
각국 정부 역시 수소상용차를 수송 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보고 정책·인프라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1차 시범도시군 사업 기간인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개 지역에 약 85억위안(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성과 연계형 지원 재원을 마련했다. 연료비 지원과 통행료 감면 등 인센티브를 통해 수소전기차 누적 약 4만대와 수소충전소 574개소를 보급했다.
중국은 이어 지난 3월 수소 종합 응용 시범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대형 트럭과 장거리 물류를 중심으로 수소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소 수요를 동시에 창출해 2030년까지 최종 수소 판매가격을 ㎏당 25위안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동서 주요 간선 노선에 향후 10년간 1500대 규모의 수소상용차를 집중 투입하는 ‘수소 대동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노선에서 연간 7500톤 규모의 수소 수요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수소 상용 모빌리티 확산을 위한 규제 완화와 비용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U는 규제와 인프라 확충을 병행하고 있다. 신규 등록 트럭·버스 등 대형 차량의 제조사 평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30년 45%, 2035년 65%, 2040년 90% 감축하도록 하는 기준을 시행 중이다.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AFIR)에 따라 회원국은 2030년까지 범유럽교통망(TEN-T) 핵심 네트워크를 따라 200㎞ 간격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모든 도심 거점에 최소 1곳의 공공 수소충전소를 마련해야 한다.
현대차 기술력 앞섰지만…정부 지원· 제도 정비 핵심 변수 부상
한국은 현대차를 필두로 수소상용차 기술 개발과 실증 운행 경험을 쌓아왔다. 현대차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했다. 이후 스위스·독일·프랑스·미국·캐나다·우루과이 등 글로벌 물류 현장에 차량을 투입했으며, 올해 7월 기준 누적 주행거리는 2700만㎞를 넘어섰다.
다만 글로벌 경쟁이 차량 기술에서 충전·정비·운영 체계를 포함한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정부 지원과 제도 정비가 시장 선점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도 정부 주도의 수소 물류회랑을 조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요 물류 축을 중심으로 수소 물류회랑을 지정한 뒤 이를 토대로 중장기 수소상용차 보급 전략과 충전 인프라 구축 계획을 수립해 대형 수소화물차 수요를 만들고 안정적인 운행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소화물차의 총소유비용(TCO)을 낮추기 위한 지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시행 중인 연료 보조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의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화주와 운송사업자의 친환경 차량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상용차 시장을 대표하는 다임러트럭·볼보그룹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토요타와의 협력이 수소상용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부각하고 활력을 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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