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마력 퍼포먼스·제로백 3.9초
2.5톤 무게 극복한 코너링·제동력
25개 스피커 바워스앤윌킨스 음향
나파 가죽시트·넉넉한 2열 레그룸
시속 70㎞가 넘는 속도로 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했지만 2.5톤 무게의 차체는 크게 쏠리거나 밀리지 않았다. 구간을 빠져나와 가속페달을 밟자 이번에는 뒷바퀴가 차체를 힘있게 밀어붙였다. 덩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지만, 움직임은 마치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11일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폴스타의 플래그십 전기 SUV 폴스타 3(사진)를 약 3시간 동안 시승했다. 먼저 이 차량은 일반적인 대형 SUV와는 비율부터 다르다. 전장은 4900㎜, 전폭은 1970㎜에 달하지만 전고가 1615㎜에 불과하다. 옆에서 보면 차체가 길고 낮게 깔려 있다.
폴스타 3 퍼포먼스의 최고출력은 680마력, 최대토크는 870N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9초다. 공차중량은 2520㎏이다.
하지만 트랙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직선 가속보다 코너에서의 움직임이다. 헤어핀을 돌아 연속 코너로 진입해도 차체가 바깥으로 크게 밀려나거나 뒤늦게 휘청거리는 느낌이 적다.
여기에는 후륜 중심의 세팅이 영향을 준다. 퍼포먼스 모델은 최고출력을 전륜 299마력, 후륜 381마력 수준으로 배분해 약 35대65로 뒷바퀴에 힘을 더 실었다. 앞뒤 무게 배분도 49대51 수준에 가깝게 맞췄다.
듀얼 모터와 퍼포먼스에는 듀얼 챔버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된다. 표준, 민첩함, 단단함으로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빠른 방향 전환에서는 무거운 차체를 붙잡고, 일반도로로 나오면 요철에서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역할을 했다.
브레이크 성능도 인상적이다. 폴스타 3는 가장 저렴한 리어 모터부터 전 트림에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가 기본 적용된다. 긴 직선에서 속도를 올린 뒤 내리막 코너를 앞두고 제동하자 2.5톤이 넘는 차체가 생각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트림별로 차례로 타보니 성격 차이도 분명했다. 리어 모터는 333마력, 듀얼 모터는 544마력, 퍼포먼스는 680마력을 낸다. 가격은 각각 7790만원, 8590만원, 9990만원이다.
트랙에서 가장 짜릿한 차는 단연 퍼포먼스다. 코너를 빠져나와 스티어링을 바로 세우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2.5톤 차체가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나간다.
듀얼 모터의 544마력만으로도 일상에서 성능 부족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제로백 4.7초에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까지 기본이다. 오히려 퍼포먼스에 1400만원을 더 쓰기보다 듀얼 모터에 700만원짜리 플러스 팩을 더하는 구성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플러스 팩에는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액티브 로드 노이즈 캔슬링, 소프트 클로징 도어 등이 포함된다.
특히 25개 스피커와 1610W 출력을 갖춘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는 기대 이상이다. ‘애비 로드 스튜디오 모드’를 켜고 음원을 재생하자 보컬이 앞유리 너머에서 또렷하게 들려오는 듯했고, 소리가 단순히 크게 퍼지기보다 앞뒤와 좌우로 층을 만들었다. 프로듀서 모드에서는 소리의 선명도와 공간감 등을 취향대로 조절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차량용 오디오 가운데 손꼽을 만큼 인상적이다.
실내 역시 외관처럼 화려함보다 절제에 가깝다. 나파 가죽을 적용한 시트는 촉감과 색감 모두 고급스러웠고, 2985㎜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에 2열 레그룸은 넉넉했다. 다만 지붕이 낮은 만큼 2열 헤드룸은 레그룸만큼 여유롭지는 않다. 180㎝ 후반 이상의 장신이라면 머리 위 공간이 신경 쓰일 수 있다.
폴스타 3는 SUV의 실용성과 럭셔리함을 갖추면서도 운전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운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기에 충분할 것 같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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