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대면적·고다층 기판 수요 확대

PCB 전문 기업도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이수페타시스, 구글 홀로 매출 40% 차지

LTA 선급금 받은 대덕전자, 7100억원 투자 계획

소캠 ‘밸류체인’ 심텍, 메모리 톱3 모두 쓴다

LG이노텍이 지난 6월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선보인 대면적∙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이정완 기자.
LG이노텍이 지난 6월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선보인 대면적∙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이정완 기자.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글로벌 빅테크의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삼성전기·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사업도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간 MLCC(적층형세라믹캐패시터)와 카메라 같은 주력 사업과 비교해 관심이 덜했지만 이제는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도가 높아진다.

호실적에 웃는 건 이들 뿐만이 아니다. 고성능 PCB(인쇄회로기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판 기업도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고공행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가속기용 MLB(Multi-Layer Board)로 주목 받는 이수페타시스나 고부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생산설비 투자에 한창인 대덕전자, 소캠(저전력 서버용 D램 모듈)에 쓰이는 PCB를 생산하는 심텍 모두 큰 폭의 수익성 개선세를 보였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기에서 반도체 기판 사업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사업부는 지난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966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매출 1조640억원, 영업이익 475억원 대비 각 41%, 237%씩 성장했다.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반기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1년치(1352억원)을 뛰어넘었다.

LG이노텍도 상황은 비슷하다.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반기 매출은 9356억원, 영업이익은 99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같은 사업 매출은 7931억원, 영업이익은 51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18%, 94%씩 늘어난 셈이다.

AI 확산에 따라 미국 빅테크가 추론에 특화된 자체 AI 칩 개발을 확대하면서 칩이 대형화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함께 기판에 붙여야 하기 때문에 기판 차제도 커지고 있다. 기판을 확보하려는 고객사 요구가 빗발치면서 고부가 대면적·고다층 기판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기·LG이노텍만 이 같은 수혜를 입고 있는 건 아니다. 고성능 PCB 기업 모두 올해 들어 큰 폭의 수익성 개선 흐름이 드러났다.

구글 TPU(텐서프로세서유닛)에 탑재되는 고다층 PCB를 생산하는 이수페타시스가 대표적이다. 상반기 매출 반기 매출 7202억원, 영업이익 1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4930억원, 영업이익 898억원 대비 매출은 4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반기 매출 40%가 한 고객에서 발생했는데 증권업게에선 이를 구글로 분석한다.

MLB는 칩끼리 초고속 연결을 지원하기 위한 구조적 이유로 만들어졌다. 층층이 기판을 쌓아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하고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AI 가속기·스위치를 포함해 MLB 적용이 늘어나면서 구글을 비롯 엔비디아, 메타, 아리스타 등에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기판을 공급한다.

이수페타시스는 엔비디아나 구글이 차세대 AI 가속기를 HDI(고밀도상호연결)로 설계하면서 HDI 증설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층간 연결 구멍이 더 미세해져 더 난도 높은 기술로 거론된다. 회사 측에선 이를 통해 AI 가속기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대덕전자 역시 LTA(장기공급계약)를 바탕으로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비유동 선수금은 548억원으로 전년 말 68억원과 비교해 8배 넘게 늘었다. 비유동 선수금은 특정 시점에 이행하는 수행의무에 대한 비유동 계약부채를 나타내고 있어 LTA 선급금으로 여겨진다.

이미 상반기에만 매출 7473억원, 영업이익 1216억원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4612억원, 영업적자 4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덕전자는 올해 상반기 총 7100억원 규모 반도체용 제품 생산 설비 투자를 발표할 정도로 시장 수요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에선 반도체용 FC-BGA 성장 기대감이 크다.

박희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증설 중 약 3500억~4000억원 수준이 FC-BGA를 위한 투자로 파악된다”며 “해당 증설을 통해 내년 2분기부터 분기 1600억원 수준의 FC-BGA 캐파(생산능력)를 확보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소캠 공급망에 포함된 심텍도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 9369억원, 영업이익 7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6443억원, 영업적자 108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메모리 모듈용 PCB 개발에 집중해왔는데 엔비디아로 인해 소캠 시장이 성장하며 장기 먹거리를 확보했다. 현재 소캠 모듈 PCB 캐파는 연간 3000억원 수준이며 라인 조정을 통해 4000억원까지 대응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톱3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 31%가 삼성전자에서 발생했고 SK하이닉스가 17%, 마이크론이 14%로 뒤를 이었다. 세 회사 매출 비중이 6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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