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폭우에 ‘방재 인프라 정비 속도’ 당부…“국감 반복 지적 사항 확실히 개선하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청와대는 19일 이륜차(오토바이)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 추진과 관련해 배달 노동자의 생계와 인프라 부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단속 일변도 행정은 ‘탁상행정’이 될 수 있다며 경찰청에 현실적인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이륜차 과태료 부과 대책을 비롯해 남해안 폭우 피해에 따른 방재 역량 강화, 국정감사 대비 태세 등을 논의했다고 안귀령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륜차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와 관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비서실장은 경찰청이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뒤 4000건이 넘는 의견이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용 주차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벌만 강화한다는 비판과 함께, 짧은 시간 주정차가 불가피한 배달 업무의 특수성 및 생계형 운전자의 경제적 부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지난 14일 경찰청 주관 배달 노동자 간담회에서도 주차 인프라 확충과 단속 유예 필요성이 제기된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여건에서 단속에만 치중할 경우 배달 노동자의 생계와 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탁상행정이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을 향해 제도 개선의 취지는 살리되, 주정차 공간 부족 등 노동 현장의 현실을 감안한 보완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강 비서실장은 최근 남해안을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 호우 피해를 언급하며 기후 위기에 맞춘 국가 방재 성능 고도화와 관련 시설의 지속적인 점검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전남 무안과 함평에서 기존 기준을 크게 웃도는 시간당 140㎜ 이상의 폭우가 내렸던 사례를 들며, 정부가 지난해 12월 대폭 높인 방재 성능 목표에 맞춰 하천 제방과 하수관로 등 기반 시설 정비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상시 점검 체계를 가동하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또한 경남 거제 등지에서 발생한 극한 폭우처럼 시설 기준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재난에 대비해 홍수·산사태 예·경보와 선제적 대피 체계 등 비구조적 위험 관리 방안도 빈틈없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다가오는 국정감사와 관련해서는 국회의 반복 지적 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강 비서실장은 매년 유사한 지적이 되풀이되는 것은 제도와 관행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국회의 지적 사항을 확실히 바로잡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고 신뢰받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청와대부터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덧붙였다.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