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 언론인 “물가상승률 미반영 위법”
法 “지원금 실질가치 기준으로 살펴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해직당한 언론인에게 보상금 성격으로 지급된 생활지원금을 물가상승률 반영 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 김정중)는 지난 13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해언협)’ 소속 김재홍 전 국회의원 등 4명이 5·18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낸 ‘생활지원금 보상결정 취소’ 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민주화 보상 법령의 생활지원금 지급 기준을 적용하면서 물가상승률을 고려 또는 반영하지 않은 부분은 실질적 평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위법이므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생활지원금은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등이나 민주화운동 관련자 등의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지원금’”이라며 “생활지원금의 지급 정도의 비교는 그 지원금이 생활의 보조에 기여하는 실질 가치(생활상의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력)를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2007년도 대비 2024년도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6.39%에 이르는 점을 들어, 지급 시기에 따라 같은 금액의 돈이라도 실질 가치에 차이가 발생한단 점도 들었다.
그러면서 “생활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변동, 관련 재원의 조성 상황 등, 위와 같은 물가상승률을 고려 또는 반영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위와 같은 차별의 발생을 그대로 두는 것에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봤다.
해언협 회원들은 2022년 ‘5·18 보상법’ 제8차 개정에 따라 보상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후 광주시는 2007년 제정된 보상법의 규정을 들어 생활지원금을 산정하고 당사자들에게 지급 결정액을 통보했다. 원고들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약 20년 전 기준을 적용한 생활지원금 산정 방식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해언협은 법원 판결 후 입장문을 통해 “물가 인상률을 고려·반영하지 않은 채 생활지원금을 책정한 것이 오히려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도록 했으며 결국 ‘불합리한 차별로 평등원칙에 반하는 위헌·위법 상황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라는 원고 측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이를 시정토록 판결한 것은 지극히 합당한 조처”라고 밝혔다.
이어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5.18보상심의위원회는 재판부 판결에 따르는 후속 조치를 조속히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는 생활지원금 지급에 있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도록 한 이번 판결의 취지를 살려 해직 언론인뿐만 아니라 국가폭력 피해자 등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관련 법규와 규정을 신속히 손질해 현실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한종범 80년해언협 상임대표 등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 70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국가폭력에 대해 포괄적으로 사과하면서 적절한 보상 약속과 함께 시효 문제 등 법적 걸림돌을 제거할 것을 언급한 것에 걸맞게 정부와 국회, 집권당인 민주당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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