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모션힌지’로 B필러 없애
‘자동차’ 넘어선 개방감 선사
세계 최초 루프 에어백 적용
앞좌석 1열 시트 180도 회전
롤스로이스 압도 신기술 무장
“모든 것 원점에서 다시 설계”
‘차체의 지붕과 바닥을 잇는 기둥(B필러)를 없앤 코치도어, 전복사고까지 고려한 루프(천장) 에어백…차 개발의 방정식을 송두리째 바꾼 GV90이 세상에 없던 신기술로 중무장하며 제네시스 브랜드 역사에 또 한 번의 전환점을 쓰고 있다.
“제네시스가 지금까지 만든 차 가운데 가장 어려운 모델”(허광훈 제네시스개발담당 상무)이라는 GV90은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제네시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아츠’에서 개최한 브랜드 최초 초대형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90에 적용된 기술을 심층 조명하는 ‘테크 브리프’에서 허 상무는 “GV90은 플래그십에 걸맞은 완성도를 구현하는 데 개발의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허 상무는 “플랫폼과 배터리, 전원 체계, 차체 구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차량을 생산할 공장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거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했고, 그 결과 브랜드 역사상 가장 특별한 차량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테크 브리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제네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GV90 네오룬의 코치도어 구조 ‘네오룬 아치 게이트’의 개발 뒷이야기다. 문이 마주 보고 열리는 코치 도어 형태는 이미 롤스로이스나 BMW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B필러(차체의 지붕과 바닥을 잇는 기둥)를 없애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서면서, 문을 열었을 때 기존 ‘자동차’ 수준을 넘어서는 개방감을 확보했다.
차체에 고정된 B필러 없이 앞뒤 도어를 각각 여닫는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개발진은 B필러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도어 안쪽으로 옮겨 넣고, 경주차의 롤케이지 원리를 재해석한 구조를 차체 내부에 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 부품은 도어와 차체를 연결하는 부품인 듀얼 모션 힌지다. 이는 GV90 네오룬의 코치도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리어 도어를 바깥쪽으로 슬라이딩시킨 후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간섭 없이 앞뒤 도어를 독립적으로 개폐한다. 특히, 약 70㎏의 리어 도어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부위별 두께와 소재를 최적화해 경량화 구현했다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제네시스는 차량 골격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혁신을 꾀하면서도, 수십여 가지의 혁신 기술을 통해 경쟁 모델과 비교해 소음·진동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한층 더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했다. 마지막 의장 공정에서는 노면 요철을 재현한 롤러 위에서 차량을 구동시키고, 최대 시속 160㎞의 바람을 일으키는 등 실제 주행 환경을 공장 안에 재현해 정숙성을 검증했다.
이대희 제네시스바디설계실 실장은 “일반 스윙도어를 적용한 GV90 모델도 경쟁차를 앞서는 우수한 차체 강성을 확보했지만, GV90 네오룬은 그보다도 12% 더 높은 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GV90에 적용된 루프 에어백 역시 대표적인 혁신 기술 사례다. 루프 에어백은 전복 상황을 감지하면, 차량 후면부에서 전개돼 측면 와이어를 따라 전방으로 펼쳐진다. 탑승객이 차 밖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고, 내장재·루프 글라스와의 충격과 유리 파편의 침입을 막는다.
이승목 통합안전개발실 상무는 “각국 법규와 충돌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 3800만 건을 들여다본 결과”라며 “발생 빈도는 낮지만 중상 위험이 가장 높은 전복 사고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는 기술 완성도를 위해 실제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 상태에서 차량이 경사로를 지나 인위적으로 전복시키는 방식의 시험을 수없이 반복했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 GV90의 전복 시험 영상이 함께 공개됐다. 영상에는 시속 110㎞로 달리던 차량이 경사로를 타고 넘어가며 전복되는 순간, 루프 에어백을 포함한 12개 에어백이 빠르게 전개되며 탑승객을 보호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외에도 정성기 제네시스시험1실 실장은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고성능차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를 전·후륜에 모두 적용하고, 서스펜션의 압축과 인장을 독립 제어하는 모노튜브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를 적용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어떤 노면과 상황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여유로운 주행을 제공하는 것이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진정한 럭셔리”라며 “탑승객이 이동하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도록 최고의 기술력을 모았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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