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세종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18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보다 40% 넘게 이익이 급성장했다. [한국콜마]
한국콜마 세종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18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보다 40% 넘게 이익이 급성장했다. [한국콜마]

한국콜마 상반기 영업익 41.8%↑…코스맥스 매출 21.8% 증가

에이피알·달바도 가파른 성장…신흥 브랜드 해외 확장 속도

중견 27.8%·중소 23.0% 성장…중기 화장품 수출 50억7000만달러 ‘역대 최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K뷰티’ 호황의 무게중심이 중소·중견기업 쪽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간 데 이어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 등 신흥 브랜드사들도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 강자들도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지만 외형 성장 속도에서는 업체별 격차가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5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41.8% 늘었다. 특히 2분기 매출은 8613억원, 영업이익은 1103억원으로 각각 17.8%, 50.2%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뷰티 인디브랜드의 해외 진출 확대가 ODM 주문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콜마의 2분기 국내 화장품 사업 매출은 43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고 영업이익은 708억원으로 44% 증가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스킨케어와 선케어를 중심으로 인디브랜드 주문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주요 화장품 회사들의 상반기 실적. 중견 회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 [자료=각사]
주요 화장품 회사들의 상반기 실적. 중견 회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 [자료=각사]

코스맥스도 상반기 연결 매출 1조4769억원, 영업이익 12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1.8%, 13.0%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7949억원으로 27.5%, 영업이익은 737억원으로 21.3% 늘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코스맥스의 성장세는 국내에 그치지 않았다. 2분기 한국 법인 매출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미국 법인은 창사 이후 처음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중국과 동남아 법인도 성장했다. 국내 인디브랜드 고객사의 해외 판매 확대와 글로벌 고객사 주문 증가가 국내외 생산 실적을 동시에 밀어 올리는 구조다.

ODM 업체의 호실적 뒤에는 해외에서 몸집을 키우는 신흥 브랜드들이 있다. 에이피알은 상반기 매출 1조3609억원, 영업이익 34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2%, 영업이익은 150.4%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연결 영업이익을 각각 넘어섰다. 에이피알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5.2%에 달했다.

달바글로벌 역시 상반기 매출이 47.9% 증가한 3581억원, 영업이익은 55.8% 늘어난 92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1415억원으로 74% 증가해 전체 매출의 75.7%를 차지했다. 북미 매출은 174%, 유럽은 242% 증가했다.

전통의 화장품 강자들도 실적이 개선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상반기 매출 2조3117억원, 영업이익 2440억원으로 각각 11.5%, 27.5%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1조1759억원으로 17%, 영업이익은 1173억원으로 59.3% 늘었다. 미주·유럽·일본 등 해외 시장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LG생활건강은 상반기 연결 매출이 3조2340억원으로 2.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06억원으로 6.8% 증가했다. 뷰티사업 매출은 1조5895억원, 영업이익은 829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기업별 상반기 실적에서 나타난 성장축의 변화는 최근 공개된 기업 규모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바이오헬스산업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1분기 화장품산업 매출 증가율은 15.7%였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은 27.8%, 중소기업은 23.0% 증가해 산업 전체 성장률을 웃돌았다. 진흥원은 “중견·중소기업의 매출 호조가 화장품산업 매출 증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수출에서도 중소기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50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장품은 중소기업 수출 품목 가운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중소기업 수출은 64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K뷰티의 성장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소수 대형 브랜드가 해외 유통망을 직접 확대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수 인디브랜드가 온라인 플랫폼과 현지 유통채널을 통해 빠르게 해외 판매를 늘리고, 국내 ODM 업체가 제품 개발과 생산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확산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대형브랜드들이 기획부터 생산까지 모두를 담당했었다면 지금은 ODM 업체는 생산을, 브랜드 업체는 기획과 마케팅을 한느 등 지역 전문 마케팅 업체들이 연합군을 이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