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부동산 대책 후 대출 FAQ 모아보니

①30조 대출은 어디에 얼마나 풀리나

②입주할 아파트 잔금대출 기준 어떻게

③주담대 한도 3억→6억 원상 복구 여부

④신용평점 하위 50% 대출받기 쉬워지나

⑤청년 지원 왜 빌라·오피스텔에 맞췄는지

사진은 한 은행 창구의 모습 [헤럴드DB]
사진은 한 은행 창구의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으로 금융권에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면서 꽉 막혔던 은행 대출 문도 마침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예비 입주자부터 자금난에 빠진 자영업자까지, 자금이 필요한 이들은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잔금대출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반토막 났던 은행 대출 한도는 다시 늘어나는지,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도 걱정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청년층에는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등입니다. 헤럴드경제가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Q. 늘어난 대출 한도 30조원은 어떻게 사용되나요.

A. 8·13 대책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1.5%에서 3.0%로 상향했습니다. 부동산 투기 심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잔금대출 등 실수요를 해소할 최적의 수치를 뽑아낸 것입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목표치 상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이 취급할 수 있는 대출 재원은 30조원가량 늘어났습니다. 30조원은 크게 금융회사 자체 대출, 정책 대출, 유보분 세 가지 명목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유보분에 가장 많은 재원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잔금대출에 대한 총량은 은행 자체 재원이 아닌 따로 관리하는 유보분에서 차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자체 총량에 구애 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어줄 수 있게 됩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이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예비 입주자들을 위해 마련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잔금대출 수요가 크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약 26조원에 달하는 잔금대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0조원 가운데 잔금대출을 제외한 나머지는 주로 서민·취약계층과 청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은행에 추가 자체 대출 한도가 배분되기는 하지만, 애초에 정책 목표가 실수요자 자금 애로 해소라는 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8·13 대책 발표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Q. 잔금대출 취급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디에이치방배’ 단지 전경. [현대건설 제공]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디에이치방배’ 단지 전경. [현대건설 제공]

A. 은행들은 올 하반기 각 사업장에 분양가를 기준으로 잔금대출을 취급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입니다.

일단 5대 은행은 현재 잔금 대출 수요가 가장 큰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에 분양가의 60%와 감정가의 50% 중 더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잔금대출을 취급할 예정입니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감정가가 분양가보다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건, 사실상 분양가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산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은행들이 분양가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출 한도가 부족한 예비 입주자들이 적지 않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디에이치방배의 국평(전용면적 84㎡)의 현 시세는약 40억원 수준입니다. 이를 감정가로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약 20억원이 됩니다. 반면 분양가인 2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대출 한도는 13억2000만원으로, 약 7억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물론 실제 대출 과정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차주별 규제가 추가로 적용됩니다.

예비 입주자들의 거센 민원을 감수하면서도 은행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가계대출 총량이 있습니다. 한도가 정해져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골고루 잔금대출을 내어주려면 분양가 기준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잔금대출은 은행 총량이 아닌 금융당국이 별도 관리하는 유보분에서 차감되긴 하지만, 유보분 역시 30조원 안에서 편성된 만큼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올 하반기 7만가구의 입주가 예정되어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감정가 기준으로 취급했다간,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속출할 우려가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9월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취급 현황을 점검해 과도하게 대출이 공급된 사업장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입니다. 은행들은 이를 두고 당국이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등 경쟁을 위한 마케팅도 자제할 예정입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도 은행과 같은 기준으로 잔금대출을 공급합니다.

Q. 앞으로 은행 주담대 등 한도가 다시 풀리는 것인가요?

A. 연말까지는 이전과 같이 강화된 관리 기조가 유지됩니다. 은행권에 추가로 배분된 대출 한도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늘어난 30조원 가운데 잔금대출이나 정책대출을 제외하고 자체 대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주까지 각 금융회사에 추가 대출 한도를 배분했습니다.

5대 은행이 올해 받은 가계대출 증가분은 4조3363억원입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두 배 상향한 만큼, 업계에서는 5대 은행의 새 대출 한도 역시 기존의 두 배인 약 8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배분된 한도는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동산 대책의 주요 배경이 된 잔금대출 수요가 큰 만큼 금융당국도 자체 대출에 충분한 한도를 배분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미 5대 은행 가운데 3곳은 부동산 대책 발표 전부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넘어섰습니다. 추가 한도를 받더라도 대출 수요가 여전히 많은 만큼, 보수적으로 집행해야 연말까지 대출 창구를 열어둘 수 있따는 공감대가 은행권에 형성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거나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등의 자율 규제를 원상 복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이 규제를 풀었지만, 업계 전반에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대출 창구 모습. [연합]
서울 시내의 한 대출 창구 모습. [연합]

우대금리 항목을 늘리거나 금리를 낮추는 이른바 ‘금리 마케팅’도 당분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추가 총량 한도를 배분하면서도 과당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도 오르고 있어 대출 차주들의 체감 이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습니다.

실수요자의 불편을 해소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으려면 이처럼 다소 양립하기 어려운 관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입니다.

Q. 중저신용자들도 마음 놓고 자금을 빌릴 수 있나요?

A. 은행들은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되, 중금리대출에 대해서는 문턱을 크게 낮출 예정입니다. 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차주라면 이전보다 대출을 받기가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취급하는 중금리대출의 가계대출 총량 예외 비율을 기존 30%에서 70%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1000만원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했다면 기존에는 700만원이 가계대출 총량에 반영됐지만, 앞으로는 300만원만 반영됩니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더 적극적으로 중금리대출을 취급할 유인이 생깁니다.

카드사, 저축은행, 상호금융회사는 금리 인하 등 더 적극적인 중금리대출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들 업권이 취급하는 중금리대출은 아예 가계대출 총량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Q. 청년층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이 있나요

A. 금융당국이 청년층 대상 대출도 가계대출 총량에서 일부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청년 차주들은 이전보다 대출을 받기가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특히 정부는 주거 안정을 위해 현행 청년특례전세대출보증의 지원 대상을 기존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했습니다.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부부의 경우 대출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렸습니다.

해당 상품을 통한 대출은 가계대출 총량에서도 일부 예외로 인정할 방침이어서 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인 상품 공급과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 차주들의 대출 한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2021년 7월부터 무주택 청년 근로자가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장래소득을 반영해 DSR을 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세부터 5년 단위로 고용노동통계상 평균소득 증가율을 반영해 장래소득을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DSR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연소득이 높아질수록 DSR이 낮아지고, 그만큼 대출 한도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장래소득을 반영할 경우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은행이 장래소득 반영 가능 여부를 의무적으로 고지하지 않아 일부 청년들은 이런 제도를 모르고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9월부터는 장래소득 적용 가능 여부를 차주에게 반드시 고지해야 합니다.

헤럴드경제는 장래소득을 반영할 경우 대출 한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중은행에 시뮬레이션을 의뢰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연봉이 6500만원인 35세 청년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금리 연 5.5%, 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는 3억3500만원으로 산출됩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 통계를 적용하면 장래 연봉은 6925만원으로 계산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하면 대출 한도는 약 2000만원 늘어난 3억5700만원이 됩니다.

Q.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어떤 상품인가요.

서울 시내 마련된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뉴시스]
서울 시내 마련된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뉴시스]

A. 청년들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출시하는 정책대출 상품입니다. 4억원 이하의 비아파트 주택인 빌라·오피스텔 등을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 39세 이하이면서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청년이 대상입니다.

금융당국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연 2%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월세 수준의 원리금 부담으로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집값 상승으로 청년층의 주거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비아파트 전용 정책대출을 내놓자 ‘빚을 내서 빌라를 사라는 것이냐’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정책을 설계한 금융당국 실무자들도 속앓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에서 활동하는 청년 자문단에서 제안된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월세를 일회성 비용으로 계속 지출하기보다는, 차라리 사회 초년생의 소득 수준에 맞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제안에서 입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하더라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LTV 우대 혜택과 청약 기회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상품은 청년층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일 뿐, 빌라를 매입한다고 해서 앞으로의 아파트 매수 기회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정부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활성화해 수도권 주택 공급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Q. 직장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비거주 1주택자가 된 이들은 전세대출을 받지 못 하나요?

A. 하루라도 실거주 했다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실거주 하지 않았더라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면 규제를 적용받지 않습니다. 예컨대 부산에 발령이 날 것을 대비해 주택을 매수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발령이 나지 않아 비거주 1주택이 된 경우에도 예외가 인정됩니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예외 사례를 취합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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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상혁·박혜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달 연속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54504

hy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