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네이버 지도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지역을 확인할 수 있는 ‘세계지도’ 기능을 도입했다.
구글의 지도 공습에 이은 후속 조치로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올해 초 구글은 우리 정부로부터 고정밀(축척 1대5000 수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받았다. 정부가 검토한 데이터만 제한적으로 반출한다는 입장이지만 “민감한 정보가 다 털리는 것 아니냐”는 등 업계의 우려 목소리는 여전하다. 국내 플랫폼 산업이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에 종속될 수 있단 논란도 제기된다.
이에 맞서 네이버는 국내 중심이던 지도 서비스의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며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달 중순부터 ‘실험실’ 영역에 세계지도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실험실에서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면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유럽 등 해외 지역의 기본 지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세계지도 기능은 해외 지역의 도로와 지명 등 기본적인 지리·위치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이다. 네이버는 오픈소스 데이터를 토대로 세계지도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픈소스 데이터에 기반해 실험실에 세계지도 기능을 공개했다”고 했다.
네이버는 향후 이용자 수요에 따라 세계지도에서도 장소 검색과 길 찾기, 예약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나라 주요 지도 플랫폼은 국내 장소 정보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네이버가 세계지도에서 해외 장소 검색과 길 찾기까지 확대할 시 국내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글로벌 서비스 확장 사례가 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기본적인 지리나 위치 정보를 확인 수 있게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사용성과 이용자 수요를 확인해 기능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지도 서비스의 문턱을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6월 한국 휴대전화 번호가 없는 외국인 이용자가 여권만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네이버 지도에서 식당·체험 등을 예약하고 주문·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구글 지도 반출 논의 과정에서 국내 지도 서비스가 외국인에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된 가운데, 외국인 이용자의 예약·결제 장벽을 낮추며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지난 2월 정부가 구글이 신청한 1대5000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18년 만에 조건부 허용한 데 이은 조치란 점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이 한국에서 길 찾기·내비게이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기반을 확보한 사이, 네이버 또한 세계지도 기능을 토대로 해외까지 서비스 반경을 넓히면서 반격에 나섰단 해석이다.
한편, 구글의 지도 공습이 본격화할 올해 초 업계에선 단순 지도 서비스를 넘어 모빌리티 등 차세대 첨단 산업에 대한 빅테크 위협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세한 지형 정보를 활용해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의 기술 동력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 지도 반출 허용이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원의 국내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등장했다.
cha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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