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등 약 120곳 수사해 25곳 적발

관련자 25명 기소의견 송치

배출자·수집운반업체 교육 강화

지퍼팩에 담긴 폐지방. 조직물류폐기물을 일반의료폐기물에 섞어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서울시 제공]
지퍼팩에 담긴 폐지방. 조직물류폐기물을 일반의료폐기물에 섞어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인체지방과 폐혈액을 함부로 버린 병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하 ‘민사국’)은 지방흡입 수술과 성형수술 과정에서 나온 인체지방·폐혈액을 개수대와 화장실 변기에 버리는 등 폐기물 처리기준을 위반한 성형외과·피부과 25개소를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민사국은 이들 병원들을 폐기물관리법 위반혐의로 형사입건하고 지난 8월에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민사국은 폐기물 전자정보처리시스템(이하 ‘올바로시스템’)과 병원 홈페이지 등을 분석해 120개소(성형외과 등 112개소, 수집·운반업체 8개소)를 수사대상으로 선정하고, 2025년 1월부터 2026년 7월까지 현장조사와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적발된 성형외과 등 25개소는 수술 후 발생된 인체지방·폐혈액을 개수대나 변기에 버리고 폐기물의 보관방법과 기간을 초과하는 등 의료폐기물을 부적절하게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흡입 수술과 눈․코 성형수술 시 발생하는 인체지방·폐혈액 등 조직물류폐기물을 개수대와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 또 의료폐기물을 일반쓰레기통에 넣어 생활폐기물과 함께 배출했다. 혈액, 체액, 주삿바늘 등 의료폐기물은 2차 감염 사고 등을 우려하여 별도로 관리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특히 인체지방 등 조직물류폐기물은 상온에서 부패가 빠르고 악취와 2차 감염 우려가 있어 전용용기에 담아 섭씨 4도 이하의 전용 냉장시설에 보관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보관기준 위반은 24건이 있었다. 이들 병원들은 조직물류폐기물을 일반 의료폐기물과 섞어 상온에 보관한 뒤 일반 의료폐기물로 위탁처리했다. 보관기간이 15일 또는 30일인 의료폐기물을 3~6개월 이상 초과해 보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지침’에 따르면 태반 등 조직물류는 밀폐된 전용 보관창고에 담아 보관하돼 기간을 최대 15일을 넘길수 없다. 격리의료폐기물 역시 전용 냉장시설에 보관해야 하며, 보관 기간은 최대 7일까지다. 치아의 경우 밀폐된 용기에 담아 최대 60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전용용기 사용기준 위반은 10건을 적발했다. 이미 사용한 전용용기를 다시 사용하거나, 전용용기에 사용개시연월일을 기재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적발된 25개소의 위반행위자 25명을 형사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폐기물관리법 제13조 제1항에 따른 폐기물 처리기준을 위반하면 같은 법 제66조 제1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의사․간호사 등 현장 종사자가 폐기물 처리기준을 충분히 알지 못하거나, 의무교육 이수자도 올바로시스템의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의료폐기물 지도·점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담당 공무원의 확인 권한 강화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점검 범위가 의료폐기물의 보관과 배출에 집중돼 있고,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수술실·치료실 출입이 제한되거나 점검에 응하지 않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병․의원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의 종류와 발생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술․치료 내역과 주사기․바늘․메스 등 의료용 소모품 구매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석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조직물류폐기물은 상온에서 빠르게 부패해 악취와 감염 위험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병·의원이 배출 단계부터 보관·처리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이번 수사결과를 자치구와 공유하고 현장 교육과 제도개선을 병행해 의료폐기물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