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종양·다친 날개로 고통받아

일본원숭이 등 올해 3마리 안락사

“동물원 관리규칙 따라 인도적 조치”

서울대공원의 사자(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서울시 제공]
서울대공원의 사자(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대공원에서 올해 한 해 동안 동물 세 마리가 안락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최고령 사자였던 ‘제스파’도 포함됐다. 서울대공원은 동물복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공원은 이달 초 큰물새장에 있는 2007년생 두루미 ‘초록’이를 안락사시켰다. 초록이는 날개 인대를 다쳐 끌고 다녔고, 양쪽 시력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3월에는 제3아프리카관에 있는 제스퍼가 안락사됐다. 암사자 제스퍼는 악성 유선종양(유방암)이 몸 전체에 퍼져 안락사 결정을 했다고 서울대공원은 설명했다.

제스파는 2005년생으로 서울대공원에 있는 5마리의 사자중 최고령이다. 4월에는 2006년생 일본원숭이가 한마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안락사됐다. 지난해에는 망토원숭이 한마리가 안락사됐다. 해당 망토원숭이의 경우 시력상실, 구강 종양, 심부전, 신부전, 간부전 등에 따른 통증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판단,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서울대공원은 전했다.

서울대공원의 안락사 결정은 내부 규정에 따른 것이다. 서울특별시 동물원 관리규칙(이하 규칙) 제20조 제3항에 따르면 관리자는 동물이 사고, 질병 등으로 삶의 질이 극도로 열악하거나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도태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안락사 대상동물 선정 기준에 따르면 척추가 심하게 손상되거나, 1개 이상의 다리 손실, 양쪽 눈의 시력을 잃은 새, 치료가 되더라도 고통이 수반되고 회복이 된 후 사육되더라도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경우 안락사를 결정할 수 있다.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서울대공원은 동불복지 외부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내외부전문가, 담당수의사, 사육사 등이 검토 후 ‘인도적 조치(안락사)’를 결정한다.

규칙 제23조에 따라 사체는 매장 또는 소각을 하여야 한다. 다만 전염병 또는 그러한 의심이 있는 질병에 의한 폐사체는 원칙적으로 소각처리를 한다. 실제로 2022년 5월 남미관에서 우결핵이 확인된 뒤, 아메리카 테이퍼 등 동물 50마리가 안락사됐다.

다만 서울대공원은 규칙 제24조를 통해 ‘교육자료로 활용가치가 있는 동물의 폐사체 또는 폐사체의 특정 부분은 표본으로 제작ㆍ보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2023년 8월 심장질환과 열사병으로 숨진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10세)를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박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사람의 실수로 죽은 동물을 죽어서도 홍보용으로 전락시킨다”는 반대 여론에 결국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올해 안락사한 세 마리의 동물에 대해 “계약을 맺은 민간 업체가 소각 처리했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은 이처럼 세상을 떠난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동물 위령제’를 열고 있다. 1995년 시작된 해당 행사는 지난해까치 매년 열려, 총 31회 개최됐다. 직원은 물론 서울대공원을 찾는 관람객도 자유롭게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