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금리 ‘심리 저항선’ 3% 돌파
금리인상 전망에 엔캐리 청산 촉각
‘해외→일본’ 투심전환땐 美국채 타격
일본의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까지 급등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났던 2024년과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높은 외국 자산에 쏠렸던 투자가 일본 내부로 돌아오는지를 3일 일본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동안 일본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는 매번 그 규모에서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리서치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일본 거주자들의 해외 차입 자산에 대한 미상환 대출 잔액 규모는 2024년 이후 최고치였다. 외국계 은행 도쿄 지점들이 본사에서 대출하는 규모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저리의 엔화를 ‘빼가서’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그러나 일본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엔화 방어를 위해 일본의 정책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많아졌다. 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이달 1일 3%를 돌파하면서, 1996년 9월 이후 30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일본 채권은 엔 캐리 트레이드 덕에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자산이었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인 채권 매도세에 일본 채권까지 휩쓸리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카막샤 트리베디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서 국내 자산으로 자금을 본국으로 송환함에 따라 구조적인 청산이 수반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식 포트폴리오 자금 흐름상 일본 투자자들이 국내 자산으로 자금을 대규모 송환하는 움직임은 없지만, 일본 정부도 그러한 흐름(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장려하고 싶어한다”는 관측을 내놨다.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이 예상보다 더 강한 매파적 기조를 보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더 힘을 받을 수도 있다. 2024년 7월에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25%로 인상하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이후 글로벌 자본들이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돌입한 바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곳은 미국 국채 시장이다. 일본은 해외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1조달러 이상) 보유한 국가로, 그중 상당수를 금융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자금이 해외 자산에서 일본 자산으로 이동한다면 미 국채를 매도하는 게 선행되기 때문에, 가뜩이나 혼란이 큰 미 국채 시장이 더 흔들릴 수 있다.
노무라의 금리전략가인 나카 마쓰자와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일어 일본 연기금이나 금융사들이 국내 자산으로 투자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지는 3일 일본 정부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그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이 일본 국채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일부 자금이 해외에서 일본 자산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다”는게 나카 전략가의 분석이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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