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5사 한국발전(가칭)으로 단일화
한국석탄공사는 폐지
에너지 통합전략, 국제 협상력 제고 기대
전력시장 경쟁 약화 등은 우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5곳의 발전사가 한국발전(가칭)으로 단일법인화된다.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에너지자원공사(가칭)으로 합쳐지고, 한국석탄공사는 폐지한다.
기관별로 분산된 투자와 연구개발(R&D), 연료·정비자재 구매 등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에너지 안보와 재생에너지 전환 대응 역량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발전사 통합이 전력시장 경쟁을 약화시키고, 부실이 누적된 석유공사를 가스공사가 떠안으면서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동서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발전 5곳이 한국발전으로 단일화된다.
이들은 2001년 4월 전력사업에 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발전부문을 5곳으로 분할돼 설비 건설·운영, 연료 수급, 재생·연구개발(R&D) 등 사업을 각각 추진해왔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안보 강화, 메가프로젝트 안정적 전력공급 등을 위해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조기 달성 등 에너지전환 가속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 발전사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확보, 전략적 역량결집 등을 위해 단일법인으로 통합키로 했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특히 해외사업 과정에서의 협상력·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발전부문 거버넌스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번 발전사 통폐합으로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재편 대응을 위해 에너지·항만 등 국가 인프라 관련 공공기관 관리체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발전 5곳을 하나로 통합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정의로운 전환 등 선도적 추진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인적·물적 역량을 결집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및 탄소중립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발전 5곳은 해마다 500억원 내외의 연구개발비와 200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건설사업을 발전사별 분산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통폐합할 경우, 통합재무구조로 투자여력 확보, 연료·정비자재 공동구매, 중복인력의 효율화로 수익성 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전 5곳의 단일법인화할 경우 본부에는 재생에너지본부(해상풍력 등 대형프로젝트), 정의로운전환본부(석탄발전폐지)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지역본부에는 지역 재생에너지본부(태양광, 육상풍력 등) 3~4개 설치한다.
또 석유공사와 가스공사가 통합돼 에너지 안보 체계 구축와 국가 에너지 수급 최적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망 위기 대응과 국가 차원의 통합적 에너지(석유·가스)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합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산유국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 대상 국제 협상력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국 사례와 같이 석유-천연가스 통합 관리를 통해 해외광구 입찰·협상 시 유리한 위치 선점 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통합안은 석유공사의 석유비축 및 제한된 석유 탐사개발 기능은 통합 공사로 이관하고 알뜰주유소 등 유통 구조개선 기능은 석유관리원으로 이관된다.
그러나 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통합은 역대 정부에서 여러 번 추진됐지만 석유공사의 고질적인 재무건전성 문제와 업계 반발 등으로 매번 무산됐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폐합 아이디어가 처음 수면 위로 올라온 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이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외국계 컨설팅회사까지 고용해 통합안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 때도 2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시 한번 통합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부채만 20조원에 달하는 석유공사의 재무구조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가스공사는 양사 통합이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석유공사는 가스공사로 통합되면 석유 비축 업무가 홀대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반대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합병 과정에서 상장사인 가스공사의 주주 반발을 완화하는 구조를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석유공사의 자본총계는 -1조87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총차입금만 16조1028억원에 달한다. 2024년부터 비로소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가스공사가 이런 부실기업을 그대로 떠안으면 가스공사 재무구조까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석탄공사는 모든 광업소를 폐광해 기능이 종료된 석탄공사의 적기 청산으로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에 맞는 기능으로 정비된다. 1989년 시행된 석탄합리화정책 이후 석탄 감산과 최고가격제 등 정부 정책으로 원가미만의 판매가 지속돼 2025년 6월 삼척 도계광업소를 마지막으로 모든 광업소 폐광된다.
석탄 수요 감소와 함께 지속적인 적자 발생으로 2025년 부채액이 2조5900억원에 달했다. 별도 영업활동(소송·차환 등 잔여업무 외) 없이 연간 약 75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기돼 왔다. 관계부처 간 협의 등을 통해 석탄공사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 후 대한석탄공사법 등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조속한 청산을 추진키로 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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