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TSMC 공장을 유치한 구마모토현이 현립대학에 반도체학부를 신설해 전문 인재를 양성에 나선다. 일본이 산학 연계 형태로 인력 양성과 기업체의 투자를 동반해 반도체 산업 부흥에 힘을 쏟자, 해외 투자자들도 관련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은 구마모토현립대학에 다음해 4월 정원 60명 규모의 반도체 학부를 신설할 방침이다. TSMC 공장을 유치한 구마모토현은 전문 인재 육성과 지역 반도체 기업과의 산학연계 등을 추진해, 핵심 반도체 클러스터로 자리를 굳힌다는 게 목표다.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도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라피더스는 기존에 반도체 전공자 등 기술직만 채용해왔지만, 다음해 신입 채용부터 문과 전공자에게도 문을 열어 영업, 인사, 회계 등의 분야에서도 역량이 뛰어난 인재를 확보할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창업 초기 50대 경력직 위주로 기술직만 채용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30~40대 기술자까지 채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라피더스는 다음해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본격적인 양산하기 시작하고, 오는 2031년께에는 기업공개(IPO)에 도전할 예정이다.
일본이 반도체 부흥을 국가적 과업으로 내걸고 생산 공정이나 인재 양성에 과감히 투자하면서, 해외 투자자들도 해당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주도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일본에서는 AI 관련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도쿄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열고 있는 일본 주식 콘퍼런스에서 투자자들의 면담 신청이 집중된 상위 20개 기업은 모두 AI 관련 기업이라는 것이다. 투자은행 UBS가 지난달 말 오사카에서 연 투자 콘퍼런스에서도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기업들에 해외 투자자들의 면담 요청이 집중됐다.
특히 장기기억 메모리 낸드플래시 제조사 키옥시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일본 동북부 이와테현에 1조엔(8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새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낸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쥐겠다는 목표하에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고점 대비 50% 까지 주가가 빠진 키옥시아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평이 우세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더 끌고 있다. 키옥시아는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4.2배 수준으로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약 6배), 샌디스크(약 7배)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한편, 일본은 1990년대 이후로 한국과 대만에 빼앗긴 산업 주도권 탈환을 위해 차근차근 저변을 넓히는 모양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17개 전략 분야에 총 370조엔(약 3202조원)이 넘는 규모의 민관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는데, 이 중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68조엔(약 588조원)에 달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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