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양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 토론회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 MRO 사업담당 상무 발표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2029년 630억달러 전망
품질 확보 한계…“제도·데이터·공급망 등 개선 필요”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글로벌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산업에서 경쟁력를 갖추려면 국내 해군 유지보수 실적 확보, 해군 정비 민간위탁사업 업체 선정 방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 MRO 사업담당 상무는 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MASGA 시대를 여는 해양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의 종합토론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차기 구축함(KDDX) 인도 후 유지보수 사업 추진 ▷해군 정비 민간위탁 사업의 업체 선정방식 개선 ▷스마트 정비·원격정비를 위한 군 자료 공유 근거 마련 ▷수리부속 공급망 강화(국산화 확대 및 3D 프린팅 기반 구축) ▷수리 전용 조선소 구축을 통한 선박 정비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함정 MRO 시장 2024년 570억弗→2029년 630억弗 성장 전망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은 2024년 570억달러(약 78조7000억원) 규모에서 2029년 630억달러(약 86조7000억원) 수준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함정의 총 수명주기에서 각 비용 비중은 창정비(60%), 자재비(22%), 정비부대유지비(9%), 수리비(9%)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30년 운용 기간의 MRO 비용은 함 건조 비용과 유사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정비 물량의 대부분은 인도 이후 발생하며, 건조단계부터 유지보수를 설계해야 대응이 가능하다.
아울러 함정 MRO 시장은 현재 장기·고난도 정비 영역이 지속 확대되는 추세이며, 저가 경쟁으로는 품질 확보에 제한이 있다. 총수명주기 관리를 위한 정비는 군 보유 정비 및 단종 관련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함정 MRO 시장은 산업적 기반은 갖췄지만 제도가 뒷받침돼야 향후 글로벌 해양 MRO산업 내에서 경쟁력 강화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상무는 ▷제도 ▷데이터 ▷공급망 ▷인프라 등 전반적으로 제약이 있다고 짚었다.
우선 인도 후 유지보수사업의 근거와 예산이 부재하며, 국내 실적이 없어서 수출 제안이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격 중심 낙찰 구조로 역량 미달 업체가 진입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군 자료의 외부 제공 제한으로 스마트를 위한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김 상무는 또한 단종·장납기 부품 대응 수단이 부재하며, 도크 인증·보안구역·육상 전원설비 미비로 정비 참여에 제한이 있다고 봤다.
“국내 실적 확보·위탁사업자 선정 방식 개선 필요”
김 상무는 이런 상황 타개를 위한 주요 건의사항 5개를 발표했다. 우선 김 상무는 함정 유지보수 사업의 국가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선소와 군의 협업을 통한 총수명주기 유지보수 사업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KDDX의 인도 후 유지보수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함정 수출 사업에서는 MRO가 중요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에서도 유지보수 예산이 전체 사업 규모의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해군의 유지보수 사업을 조선소에 발주해서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라며 “빠르게 실적 쌓아 패키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이어 “해군 정비사업의 민간위탁 사업자 선정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는 정비 첨단화 투자, 지역 정주형 인력·설비 확충 등 군과 지역에 기여하는 요소의 평가 항목이 없고 단순 저가 경쟁 방식이어서 MRO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전 방향에 부합하기 어렵다. 이에 사업내용을 고려한 제안서 평가 선정 방식 적용을 확대하고, 국가계약법 시행령 등에 명시된 물품적격심사 기준에 기술평가 비중 상향, 정비 실적 등을 점수로 반영할 것을 건의했다.
“수리 부속 공급망 강화·수리 전용 조선소 확충 지원해야”
아울러 김 상무는 첨단 정비기술 적용을 위한 군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첨단 정비기술은 도면이나 정비이력 등 관련 데이터 활용이 전제되는데, 현행 군 보안규정 적용 시 관련 데이터 제공이 제한돼 첨단 기술의 현장 적용이 제한되고 있다. 김 상무는 국방보안업무훈령에 정비 계약업체에 대한 자료 제공 조항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및 장비 적용을 위한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수리부속 공급망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김 상무는 “함정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수요가 적은 부품을 30~40년간 지속 공급해야 하므로 납기 지연이나 가격 상승, 단종 등이 빈번히 발생한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MRO 사업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방위산업발전법 제9조에 단종·장납기 자재의 우선 적용 대상을 지정하고, 방위사업청 부품국산화개발 관리규정 등 관련 법규와 규정에 3D 프린팅 부품의 인증·조달 절차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김 상무는 수리 전용 조선소 설비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에서 중소 조선소 설비 확충을 당부하며 새로운 수리 전용 조선소를 구축해 준비한다면 많은 경쟁력이 갖춰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정비 인프라 확충으로 국내외 정비 수요 대응과 지역 수리조선업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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