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이종석은 이번에도 해냈다. 지금까지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와 만나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1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에선 자 현실성을 잃을 수 있던 캐릭터를 이종석 답게 소화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 이종석의 성장이 돋보인 드라마였다.
‘W’는 상상을 초월하는 판타지였다. 웹툰과 현실 세계를 오간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해 만화 속 주인공이 현실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사실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이종석이 연기한 강철은 만화 속 주인공이기에 가능한 모든 ‘설정값’을 가지도 태어난 인물이다. 재력은 물론이거니와 뛰어난 두뇌와 싸움실력, 거기에 정의를 구현하는 선한 인격이었으며,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범인을 찾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된 인물이었다.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온갖 고난이 닥쳐와도 이겨내는 강인한 정신력도 가졌다. 다만 초능력이 없을 뿐 드라마가 그릴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인물이었다.
‘W’의 관계자는 드라마 초반 당시 “회를 거듭할수록 이종석의 연기가 늘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매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회보다는 2회에서, 2회보다는 3회에서 보다 납득 가능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사실 이종석에게 현실감 없는 캐릭터 연기는 익숙한 편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고등학생(‘너의 목소리가 들려’)부터 ‘공부는 식은 죽 먹기’였던 천재 기자(피노키오)를 연기했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만화 속 주인공을 연기했다. 이종석 스스로는 “1, 2회 때 분량이 적은 반면 새롭고 독특한 캐릭터여서 연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다”는 점은 드라마의 선택 이유로 꼽기도 했다. 싱크로율은 특히나 높았다. 앞서 드라마 제작발표회 당시 그는 “비주얼에 특히나 신경 썼다”고 말했다. 마치 만화 속에서 갓 빠져나온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 자체의 독특함과 더불어 해석 역시 어려운 지점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비친다. 속사포 랩을 연상케하는 많은 대사량은 물론 너무 가벼워서도 매번 진중하기만 해서도 안 되는 데다, 만화와 현실을 오갈 때마다 미묘하게 연기톤이 달라져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심지어 대사 자체도 어색한 부분이 많아 배우로서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쉽게 예상되는 지점이다. 이종석은 자신이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어려운 역할을 통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드라마 초반 실제 만화 속 주인공과 같은 연기를 보여주다, 자유의지가 생긴 이후엔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기억이 지워진 후엔 다시 처음 같은 모습으로, 현실과 웹툰으로의 이동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된 이후엔 보다 현실에 밀착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종석은 앞서 지난 12일 진행된 팬미팅에서 드라마의 결말을 함구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슬픈 결말이길 바란다. 엮인 이야기가 잘 마무리된다면 슬픈 결말이어도 여운은 훨씬 더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이종석의 연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6회에서 자신이 웹툰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감정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던 강철이 죽음의 문턱에서 오연주를 기다리며 건넨 “왜 안와요. 기다리고 있는데…”라는 한 줄의 대사와 표정이 이종석의 깊어진 감정 연기를 보여주기에도 충분했다. ‘W’는 끝이 났지만, 이 드라마를 계기로 이종석이 쌓아갈 필모그래피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이종석은 소속사를 통해 이종석은 먼저 “처음 대본을 받고 스토리 전개가 새로워서 선택하게 된 작품이었다.평소 선이 굵고 남자다운 연기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난 마초 이미지가 아니었기에 이번 ‘W’를 통해 성숙한 어른 남자 캐릭터에 대한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며 “대사 분량도 많고 드라마 전개도 빨라 힘들었지만 치열했던 만큼 뿌듯하다”고 전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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