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책임 추궁보다 문제 해결…민생에서 답 찾아야”
광진서 주민들과 소통…도시 변화·골목상권 현안 챙겨
청년 주거·AI·1인가구까지 “삶에 닿는 정책 필요”
“100보 못 가더라도 합의로 50보 전진시키는 게 정치”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정치는 문제가 생기면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는 데 몰두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민이 원하는 것은 범인을 찾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입니다.”
19·20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현재 서울 광진구를 중심으로 주민들과 만나며 지역 현안을 살피고 있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그는 도시계획, 골목상권, 청년·1인가구 등 생활과 맞닿은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건국대를 다녔고, 배우자도 광진에서 성장한 만큼 이 지역은 오 전 부시장에게 익숙한 생활권이다. 정무부시장 재임 이후에는 지역 현안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며 주민들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광진, 주거 넘어 일자리·상권 함께 살아야”
오 전 부시장은 광진이 좋은 입지 조건에 비해 그동안 주거, 일자리, 지역경제가 충분히 맞물리지 못했다고 했다. 주거 중심의 도시구조가 지역 내 소비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도시 경쟁력도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광진은 한강과 교통 등 여건은 뛰어나지만 주거 중심의 베드타운 성격이 강했다”며 “일자리와 주거, 여가가 함께 어우러져야 지역 상권도 살아나고 도시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 광진에서는 재개발·재건축과 모아주택·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와 기업 유치도 지역의 일자리와 상권에 영향을 줄 주요 현안으로 봤다.
오 전 부시장은 광진의 주거구조에도 주목했다. 다세대·빌라 비중이 높고 아파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데에는 도시계획 규제와 정비사업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최근 정비사업 확대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골목상권 활성화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광진구의 골목형상점가는 17곳으로 늘었다. 국회의원 재임 당시 관련 제도 도입 과정에 참여했던 그는 골목형상점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실질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오 전 부시장은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넓어지면 주민에게는 소비 혜택이, 소상공인에게는 매출 확대의 기회가 된다”며 “대규모 개발뿐 아니라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청년·1인가구 정책, 실제 삶에서 출발해야”
청년 정책에서는 주거와 취업, AI 활용 등 삶과 직접 맞닿은 지원을 강조했다. 정책의 기준도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청년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부담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전 부시장은 서울시의 ‘청년 AI 사다리’ 사업을 언급하며 “AI는 이제 청년들에게 학업과 취업, 업무 경쟁력과 연결되는 기본 도구가 되고 있다”며 “어느 정당이나 단체장의 정책인지보다 청년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 주거 문제 역시 현장에서 절실하게 체감했다고 했다. 과거 청년 임대주택 보증금 반환 문제를 중재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사회초년생들이 임대차 분쟁에 놓였을 때 법률 지식과 대응 경험이 부족해 문제를 장기간 떠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에게 1000만~2000만원은 삶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을 만큼 큰 돈”이라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복잡한 법적 절차까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필요한 순간 행정과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더 촘촘해져야 한다”고 했다.
1인가구 증가도 서울이 세밀하게 접근해야 할 과제로 들었다. 특히 건국대와 세종대가 위치한 화양동처럼 청년 1인가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주거와 안전, 건강, 사회적 관계까지 생활 조건을 세분화해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전 부시장은 “1인가구지원센터나 청년 공간이 정해진 사업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으로 연결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같은 1인가구라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중장년층, 독거노인 등 세대와 생활환경에 따라 필요한 지원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민원의 날’도 다시 시작했다. 국회의원 시절 100회 넘게 이어온 방식으로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을 듣고 시·구의원들과 해결책을 찾는 자리다.
오 전 부시장은 이 같은 현장 소통이 정치의 출발점이라고 봤다. 거대한 정책 담론보다 주거와 상권, 생활환경처럼 주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치의 역할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서울시 행정 경험은 정치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치는 문제를 지적하고 책임을 묻는 데서 끝나는 경우가 있지만 행정은 결국 답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정치를 하더라도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정파에 따라 정책 자체가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특정 정당이나 단체장이 추진하는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찬반이 갈리면 결국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취지다.
오 전 부시장은 “서로 자기 주장만 옳다고 하면 시민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100보를 한꺼번에 가지 못한다면 합의와 양보를 통해 50보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거창한 말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일상의 불편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주민들과 부딪히며 답을 찾는 민생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7toy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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