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 할인은 1500원...당장 사용 가능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보리쌀 마저 떨어지고 쌀 수확기는 도래하지 않은 춘궁기 즉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육고기가 귀하던 1960년대 초반, 춘천과 홍천 일대에는 대규모 양계장이 들어서며 상대적으로 값싼 닭고기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육고기 구경을 좀처럼 하지 못했던 서민들을 위해 닭의 갈비뼈 부위를 떼내 고추장 양념에 재운 뒤 연탄불 석쇠 위에 구워 낸 것이 춘천 닭갈비의 시초였다.
1970년대에 접어들며 일대 전환점을 맞는다. 춘천 중앙로를 중심으로 드럼통에 두꺼운 무쇠 철판을 얹어 굽는 방식이 등장했다. 닭갈비가 센터에 서고, 춘천 근교 농가에서 흔히 재배하던 양배추와 고구마, 떡이 백댄서 처럼 철판 무대로 올랐다.
MT온 대학생, 주머니 사정이 넉넉찮은 청년들, 남친을 전방 군부대에 보낸 ‘곰신’녀들은 춘천 닭갈비집 수소문 부터 했다.
춘천은 전방 복무자들의 외박·귀대 길의 허브였다. 군인들은 외출, 외박, 휴가 나와 1차 기착지인 춘천에서 철판 닭갈비를 먹으며 나라 지키면서 쌓인 고단함을 씻어냈다.
기름진 철판 닭갈비의 느끼함을 산뜻하고 매콤하게 덜어내는 막국수는 춘천 미식 문화를 완성하는 또 다른 주역이다.
귀대길, 닭갈비를 먹고 난 곰신과 장병은 막국수를 천천히 먹는다. 다 먹으면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고생할 남친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줬지만, 곰신은 닭갈비 집을 나와 또다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춘천에서 이런 추억 한자락씩 갖고 있을 국민들을 위해, 춘천시와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조직위원회는 오는 10월 25일까지 닭갈비 3000원, 막국수 1500원 할인 혜택을 주는 온·오프라인 대국민 할인권을 배포한다. 할인권은 지난 14일부터 배포 및 사용이 시작됐다.
농림부와 한식진흥원이 선정한 올해의 K-미식벨트 도시 답게,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를 온국민이 저렴하게 즐기도록 한 것이다.
16일 현재 현재 할인권 참여 업체 수는 오프라인 87곳과 온라인 64곳을 합쳐 총 151곳이다.
오프라인 할인권 가맹점은 닭갈비 67곳과 막국수 20곳으로 지난해 71곳보다 16곳 늘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한 온라인 할인 참여 업소도 닭갈비 49곳과 막국수 15곳 등 64곳으로 지난해보다 22곳 증가했다.
오프라인 할인권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관광안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지역 행사장을 직접 찾아가는 ‘막닭홍보’ 부스에서도 미식 선호도 투표와 퀴즈 등 간단한 행사에 참여하면 할인권을 제공한다.
앞서 대학연합축제와 춘천술페스타, 강촌물빛마켓에서 할인권을 배부했으며, 앞으로 커피페스타와 애니토이페스티벌, 막국수닭갈비축제 현장에서도 홍보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할인권 참여 업소도 축제 개최 전까지 계속 모집한다. 참여 업소와 할인권 이용 방법, 가맹 신청 절차 등은 축제 공식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K-미식벨트’ 사업은 식재료 산지와 전통 식문화, 지역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어 체류형 관광으로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에는 광주광역시, 안동, 금산이 선정됐고, 올해는 주제가 ‘치킨’이라 단연 춘천이 첫 손에 꼽혔다.
일명 ‘K-치킨벨트’ 사업의 추진 배경은 치킨의 인기 때문이다. ‘2025년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서 한국식 치킨은 ‘가장 선호하는 한식’(응답률 14%) 1위에 올랐다. 외국인들의 머릿속에서 한국은 ‘맛있는 치킨의 나라’로 각인된 것이다. 춘천과 함께 제주, 수원, 구미가 뽑혔다. 춘천 등지를 향한 대국민 미식여행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과 춘천시는 ‘2026 춘천 K-치킨벨트’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당일 여행 상품은 여행객의 취향에 맞춰 5개 코스로 세분화했으며, 1박 2일 체류형 상품 ‘춘천 하룻밤 한 상’도 있다. 춘천의 농산물과 음식, 술,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결해 지역 미식과 풍경을 깊이 있게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막 뽑은 면으로 바로 만들어 먹는 국수라는 뜻을 가진 막국수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관람객은 메밀가루 반죽부터 면 뽑기까지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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