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란계 농장 출입자 ‘사전등록제’ 도입…무인통제초소 100곳 추진
中·몽골서 구제역 SAT1형 발생…내년까지 백신 3200만마리분 비축
ASF 야생멧돼지 검출 4배로…혈장단백 사료 새 전파 가능성도 관리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1년 새 2배 이상으로 늘고 중국·몽골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겨울철 가축전염병 방역을 강화한다. 대형 산란계 농장에는 출입자 사전등록제를 새로 도입하고, 새로운 구제역에 대비해 내년까지 백신 3200만마리분을 비축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국무총리 주재 제14회 국가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26~2027년 겨울철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 대책기간으로 정해 AI와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집중 관리한다.
올해는 해외에서 위험 신호가 커졌다. 해외 야생조류의 AI 발생은 지난해 1~8월 1432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2957건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에서는 지난 3월 2건, 몽골에서는 5~8월 3건의 새로운 구제역 SAT1형이 확인됐다.
AI는 지난겨울 피해가 집중된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한다. 2025~2026년 겨울 발생한 AI 62건 가운데 산란계 농장이 31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10만마리 이상 대형 산란계 농장에서 17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대형 산란계 농장에 자주 출입하는 가축 상하차반과 백신 접종반 등을 7일 전에 등록하는 ‘사전등록제’를 새로 도입한다. 이동 동선과 출입 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대형 산란계 농장과 밀집단지에는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출입 차량을 24시간 확인하는 무인통제초소도 100여곳 설치할 계획이다.
AI 발생 이력이 있는 95개 시·군·구는 축산농가 분포와 차량 이동, 철새도래지와의 거리 등을 반영한 맞춤형 방역대책을 시행한다. 산란계 밀집단지 12곳과 지난겨울 발생이 많았던 평택·화성, 천안 서북부도 집중 관리한다. 3년 연속 발생한 김제에서는 사육밀도를 낮추고 출입 차량 동선을 별도로 지정한다.
농장이나 야생조류에서 AI가 확인되면 위기경보를 즉시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올린다. 전국 일시이동중지 등 범정부 대응체계도 가동한다. 2주마다 전파 위험도를 평가해 가축 처분 범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처분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구제역은 새로운 SAT1형의 국내 유입에 대비한다. 정부는 인천·경기·강원 접경지역 농장과 종축에 지난 7월 사전접종을 마쳤다. 준위험지역 28개 시·군도 내년 초까지 접종한다. SAT1형이 국내에서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올해 말까지 백신 1000만마리분을 확보하고 내년까지 3200만마리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소 등 우제류 전체를 두 차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ASF는 야생멧돼지와 혈장단백 사료, 불법 축산물 등 세 가지 위험요인을 집중 관리한다. 야생멧돼지 ASF 검출은 지난해 1~8월 50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197건으로 약 4배로 늘었다. 이 가운데 74.6%인 147건이 화천·춘천·충주·포천·가평에서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열화상 드론과 차량, 탐지견, 수색반을 투입한다. 전국 도축장 64곳과 혈액저장소 36곳에서는 시료검사를 통해 ASF에 오염된 돼지 혈액이 사료 원료로 공급되는 것을 차단한다. ASF 발생국에서 들어오는 항공노선에는 엑스레이(X-ray) 검색과 탐지견을 집중 투입하고 외국 식료품점 단속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올해는 해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증가하고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이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등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산란계 농장 등 고위험 농장과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관리하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 확산을 막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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