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타일랩, AI 머신비전에 ETRI 펨토초 레이저 기술 결합
- 매출 27억→56억원·직원 15명→47명, 누적 97억원 투자 유치
- ETRI 창업·기술출자, 특구재단 실증·사업화 지원 ‘성장 사다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창업기업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유치하고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원천기술과 연구개발특구의 사업화·실증 지원이 결합해 기업 성장으로 이어진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ETRI 창업기업 블루타일랩이 인공지능(AI) 머신비전과 극초단파 레이저 기술을 앞세워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블루타일랩은 ETRI 연구원 출신 김형우 대표가 2016년 창업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후공정용 AI 머신비전 검사 솔루션 개발에 뛰어들었다. AI를 활용해 제품의 미세 불량을 찾아내고 불량 유형까지 구분하는 기술이다. 자체 머신비전 시스템과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양산라인 검사 기간을 기존 8주에서 2주로 줄였다. 이후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분야로 적용 영역을 넓혔다.
새로운 성장동력은 ETRI의 레이저 원천기술에서 나왔다. ETRI는 사업화본부의 유니콘 프로젝트 등을 통해 블루타일랩에 극초단파 레이저 기술을 출자하고 후속 사업화를 지원했다. 연구인력 3명을 기업에 파견하고 공동사업화랩 ‘1-TEAM LAB’을 통해 시제품 제작과 시험·검증, 인증, 시장 개척도 지원했다.
이를 통해 블루타일랩은 국내 최초로 반도체 발광소자 기반 근적외선 920㎚ 펨토초 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매우 짧은 빛을 발생시키는 초정밀 레이저다. 열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소재를 정밀 가공할 수 있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에 활용된다.
ETRI가 창업과 원천기술 확보를 지원했다면 이후 성장의 바통은 특구재단이 이어받았다.
블루타일랩은 ETRI에서 출자받은 극초단파 레이저 기술을 토대로 2022년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 안에 설립하는 특구만의 고유한 공공기술 사업화 제도로 특구재단으로부터 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과제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특구재단은 2023~2024년 기술사업화(R&BD) 과제를 통해 기술 고도화와 제품화를 지원했다. 2025년부터는 ‘대형 실증 스케일업 사업’과 ‘AI 빅테크 R&BD’을 통해 멀티포톤 현미경 실증과 AI 기술 개발, 안전성 검증을 지원하고 있다.
성과는 매출과 고용 성장으로 입증됐다. 블루타일랩 매출은 2023년 27억원에서 2024년 5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직원도 2022년 15명에서 올해 7월 47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TRI가 100% 출자한 에트리홀딩스와 연계해 17억원을 유치한 데 이어 시리즈A 50억원, 시리즈B 30억원 등 총 97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보했다.
현재 주요 대기업 생산라인에 AI 검사 솔루션과 레이저 소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마무리 단계다. 내년에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한다.
정희권 특구재단 이사장은 “공공연구기관의 우수한 기술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연구자 발굴과 창업, 기술 고도화와 실증을 유기적으로 잇는 협력이 필요하다”며 “특구 내 혁신주체의 역량을 연결해 공공기술이 시장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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