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마케팅의 모든 것, BTL 전문기업 밸류포인트

기획·디자인부터 정밀 가공·시공·보관까지 전 공정 내재화

자동화 설비 속 20년 숙련공의 디테일…글로벌 기업도 인정

MRO 유통 결합 시너지…올해 1000억 매출 정조준

이병렬 밸류포인트 제작센터장이 경기도 파주시 밸류팩토리에서 직접 제작한 광고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 파주=최은지 기자.
이병렬 밸류포인트 제작센터장이 경기도 파주시 밸류팩토리에서 직접 제작한 광고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 파주=최은지 기자.

[헤럴드경제(파주)=최은지 기자]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에 위치한 광고제작 전문기업 밸류포인트 제작센터(밸류팩토리)를 찾았다. 임진강 너머 북한 산자락이 육안으로 보일 만큼 최전방에 인접한 이곳은 2016년 야산을 깎아 터를 닦은 8264㎡(약 2500평) 규모의 대형 제작 기지다.

공장 내부에는 밸류포인트가 제작한 각종 광고 조형물과 소품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마치 거대한 쇼핑몰을 옮겨놓은 듯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글로벌 브랜드부터 국내 기업의 팝업스토어 집기까지 일상에서 흔히 접하던 전시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작업장 안으로 들어서자 열선과 레이저가 아크릴판을 녹이며 뿜어내는 매캐한 열기와 실크스크린실의 짙은 유기용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대형 평판 출력기와 레이저 장비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공장 곳곳에 배치된 대형 선풍기들도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TV나 신문 등 전통 4대 매체 광고(ATL)는 익숙하지만, 밸류포인트가 주력하는 ‘BTL(Below The Line)’ 마케팅은 다소 생소하다. BTL은 매장 진열대, 팝업스토어 공간 연출, 옥외 간판, 시음 행사 등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오감으로 경험하는 ‘오프라인 현장 마케팅’ 전반을 일컫는다. 대다수 영세 업체들이 간판, 실사출력, 아크릴 등 특정 공정만 쪼개서 수주하는 것과 달리, 밸류포인트는 본사의 디자인·설계부터 파주 공장의 대형 가공, 전국 매장 배송·시공 및 사후 보관·폐기까지 한 번에 끝내는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구축했다.

파주 제작센터 현장에서는 컴퓨터 수치제어(CNC) 장비와 정밀 레이저가 판재를 오차 없이 잘라내고, 숙련된 기술자가 열을 가해 손끝의 감각으로 정확한 각도를 잡는 절곡 작업이 이어졌다. 기계 프린트로 구현하기 힘든 선명한 발색을 위해 장인이 직접 손으로 밀어내는 실크스크린 인쇄와, 못 대신 홈을 파서 단단히 고정하는 목공 짜맞춤 기법 등 숙련공의 손길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또한 정식 인허가를 갖춘 자동차 도장급 설비 부스에서는 작업자들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사인물에 균일한 색을 입혔다.

밸류포인트의 강점은 오랜 노하우를 통해 쌓인 ‘디테일’에 있다. 고객사의 경영 철학과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실제 구현 가능한 방법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병렬 밸류포인트 제작센터장은 “아크릴이나 철제 집기는 기성품 샘플이 없어 고객사가 말이나 러프한 손 스케치만 줘도 내부에서 구조를 풀고 3D 도면을 그려내야 한다”며 “AI가 시안을 잘 뽑아내도 0.5㎜의 오차를 잡고 현장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뼈대를 세우는 것은 결국 숙련된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완성도는 까다로운 글로벌 기업들과의 장기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 납품 기준인 윤리적 무역 감사 ‘스메타(SMETA)’ 인증 심사도 최종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장 한편에는 행사 종료 후 철거된 매대를 전산 코드로 관리해 다음 프로모션 시 보수해 재출고하는 보관 대행과, 투명 아크릴을 분리 배출해 재생판으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사후 관리 체계도 갖췄다.

2002년 설립된 밸류포인트는 2022년 코스피 상장사 아이마켓코리아의 자회사로 편입된 데 이어, 지난해 사무용품 유통 기업 큐브릿지를 흡수하며 체급을 키웠다. 문구·소모품 등 기업 운영 자재를 공급하는 MRO 사업을 결합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 고객층을 대폭 확장했다. 전체 임직원 240명 규모로 성장한 회사는 BTL과 MRO의 크로스셀링을 통해 올해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크릴과 원단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는 올해 신설한 구매전략실을 통해 해외 현지 직소싱으로 원가 방어에 나섰다.

이 센터장은 “원스톱 생산 솔루션을 갖춘 대형 제작 기지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입찰 경쟁에서 확실한 승산이 있다”며 “어떤 난해한 요구도 현실로 구현해 내는 제조 경쟁력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