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TPU 임대비 대출, 일부 매각 추진
브로드컴 보증선 420억달러 대출부터 착수
미국 투자은행들이 앤트로픽의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리스료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총 600억달러(약 81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 일부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컴퓨팅 자원 확보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월가는 지금까지 이뤄진 반도체 관련 금융 가운데 최대 규모의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가 거래의 자금 제공을 약정했고, 다른 은행들을 상대로 대출 일부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각 대상은 브로드컴이 보증하는 약 420억달러(약 57조1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담보대출이다. 관계자들은 브로드컴의 신용등급이 ‘A-’인 만큼, 향후 이 대출은 사모시장이나 투자등급 채권시장을 통해 더 넓은 투자자층에 매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420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대출은 이날 은행 신디케이션(집단대출) 절차에 들어갔다. 여기에 브로드컴의 보증이 없는 180억달러(약 24조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 부채도 추후 같은 은행들을 통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180억달러 중 약 90억달러 규모를 매입하기로 이미 약정했고, 나머지 부채의 신디케이션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후순위 부채는 채권자들이 앤트로픽의 신용위험을 직접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후순위 부채는 투자자들이 재무 공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이후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진다. 앤트로픽은 다음달 IPO를 추진하고 있다.
600억달러 규모의 이번 거래는 브로드컴이 불과 몇 달 전 아폴로, 블랙스톤과 맺은 350억달러(약 47조6000억원) 규모 거래에 이은 것으로, AI 관련 부채에 대한 시장의 투자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에 맞서기 위해 구글과 함께 TPU를 개발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 6월에도 사모펀드 아폴로, 블랙스톤 등과 350억달러 규모의 금융 계약을 맺고 2028년까지 20기가와트(GW) 이상의 AI 컴퓨팅 용량을 공급하는 ‘AI XPV’ 플랫폼을 출범시킨 바 있다.
BofA 등 3사가 대출해주는 자금은 앤트로픽이 구글 TPU를 리스하는 비용으로 쓰인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함께 TPU를 개발하고 있다.
FT는 “투자자들은 첨단 AI 모델 개발에 수조달러를 투입하는 기술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이 장기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최근 몇 달 사이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해왔다”며 “특히 최근 늘고 있는 차입금의 상당 부분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첨단 반도체 조달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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