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근혜 대통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의 파국을 감수하더라도 국정운영 동력을 지키고 권력 누수를 막으려는 선택이다.
청와대는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가결과 관련, 야당 주도로 통과된 해임건의안이 부당한 정치공세인 만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게 확고한 입장이다.
청와대는 수용불가 사유로 ▷취임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상대로 정치적 목적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점 ▷거대 야당의 힘의 정치를 방치할 경우 국정이 마비된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제기한 저금리 특혜대출 의혹 등 김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이 해소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박 대통령도 ‘해임건의 수용불가’ 원칙 아래 야당의 공세를 정면돌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재수 장관 등 장ㆍ차관 80여명과 함께 워크숍을 개최해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를 점검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1987년 개헌 이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장관이 모두 물러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은 해임건의안 통과 후 ‘장관 퇴진’을 수용하지 않은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야당의 ‘김재수 사퇴’ 공세가 거세질 경우 이는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87년 개헌 이후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년) 등 두 차례다.
임 장관은 해임건의안 가결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해 사흘 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부분개각을 단행하며 물러났다. 또 김 장관은 해임건의안 통과 14일 만에 사표를 제출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틀 뒤 사표를 수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앞선 두 장관은 적어도 5∼6개월간 업무를 수행하던 중 해임건의안이 가결돼 사퇴했던 반면, 이번에는 야당이 업무 한 달도 안 된 장관을 상대로 ‘국정 흔들기용’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임건의안 자체가 장관을 사퇴시킬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장관 해임건의 권한을 규정한 헌법 63조에는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김 장관을 포기하는 깜짝 카드로 정국 반전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의 해임 판정을 받은 김 장관이 ‘식물 장관’이 돼 국정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상황, 야당과의 극한 갈등으로 국정과제 추진 동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부담 등을 감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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