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우선주 이틀째 동반 폭등

호반그룹 지분 확대로 최대주주 지속 촉각

조원태 회장도 370억원 주식 매입 맞대응

매도자 따라 우호지분 실제 확대 여부 변수

증권가 “실제 경영권 분쟁 여부 지켜봐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호반그룹 제공]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호반그룹 제공]

한진칼 주가가 3일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에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가며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370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으로 맞서면서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투자업계에선 조 회장 측의 주식 매입 성격과 호반그룹 측의 반격 등에 따라 향후 주가가 추가 급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 급등한 17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4만30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상승폭을 확대하며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간 한진칼 우선주는 장중 30%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진칼우의 상장주식 수는 약 53만주로 유통 물량이 적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전날에도 8.8% 급등한 13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반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정규장 종료 이후에는 조 회장의 지분 매입 계획이 공시되면서 애프터마켓에서 상승 폭을 키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총매입 금액은 370억5000만원이다.

주식 매입은 다음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의 보유 주식은 419만4612주로 늘어난다. 우선주를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 기준 개인 지분율도 기존 5.75%에서 6.23%로 높아진다.

조 회장의 주식매매계약이 실제 한진칼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 지는 계약의 구체적 내용과도 맞물려 있다. 유통 중인 일반 주식을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수한다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및 우호지분의 합산지분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지분 경쟁 구도에서 한층 우위에 설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일반 주식이 아닌 기존 특수관계인이나 우호지분 등과의 거래라면 조 회장 개인 지분은 늘어나지만 우호지분 자체는 큰 변동이 없게 된다. 일반 주식 매수가 아니기 때문에, 주가 상승 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 현재 공시엔 명확한 매도자가 명시되진 않았다. 조 회장이 계약을 체결한 주당 가격은 11만4000원으로, 17만원대까지 오른 현 주가와는 격차가 크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우호 세력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실질적인 지배력 확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다만 우호 지분의 향후 태도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지분을 직접 확보해 지배력을 확실히 한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호반그룹 측이 재차 지분 매입에 나설지도 관건이다. 호반그룹은 최근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추가 지분 매입으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을 넘어 최대주주에 올랐을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은 20.57%다. 미국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 국민연금(5.11%) 등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업은행과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들 기관이 당장 지분 매매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국민연금 모두 현재 보유 지분을 매각할 유인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별도로 정해진 매각 시한도 없는 만큼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계속 확대해 최대주주에 올라섰지만,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을 고려하면 당장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호반건설이 경영권 확보를 노린다면 산업은행 지분을 인수하기 전에 분쟁을 시작할 이유가 크지 않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 지분 인수 비용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반건설이 투자 수익을 노린 단순투자자인지, 실제 경영권 확보에 관심이 있는지는 향후 지분 보유 목적 변경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면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분 경쟁에 이어 이사회 장악까지 경쟁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 지분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결국 경영권은 이사회 구성 등으로 좌우될 수 있는 구도이다. 이 교수는 ““영풍 경영권 분쟁에서 보듯 결국 어느 쪽이 이사회를 장악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양측 모두 자체 지분만으로는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 만큼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결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고, 우호 주주의 입장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중요 변수”라고 전망했다. 문이림 기자


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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