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30일 본격 가동된다.
특별법 시행에 따라 보험사기 예방시스템이 도입되고 벌금형 기준이 강화되는 등 보험사기에 강력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줄이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주목된다.
30일부터 시행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보험사기범이 일반사기범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골자다.
특별법은 보험사기죄를 별도 범죄로 따로 구분해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다. 상습 보험사기범이거나 보험사기 금액이 클 경우엔 가중처벌한다. 그동안 보험사기범은 사기죄로 처벌 받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은 일반 사기범보다 경미한 수준에 머물러 경각심을 주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2012년 기준 징역형 선고 비율은 보험사기범이 13.7%로 일반 사기범(46.6%)보다 낮았다.
특별법 시행에 발맞춰 보험신용정보 통합조회 시스템인 ‘보험사기 다잡아(가칭)’도 오는 10월4일부터 가동한다.
보험사기 다잡아는 보험협회 및 보험개발원에서 각각 관리해 오던 보험계약 및 보험금 지급정보를 한국신용정보원으로 이관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공제기관(우체국ㆍ새마을금고ㆍ신협ㆍ수협) 등에 흩어져 있던 정보를 원스톱으로 활용해 보험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특별법 제정까지 나선 것은 보험사기가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상승시키고, 추가 범죄를 유발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지난 2013년 5189억원에서 2014년 5997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는 역대 최고 규모인 654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480억원으로 전년동기(3105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누수로 가구당 20만원가량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특별법 제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혐의로 소송을 걸어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줄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보험사의 소송 건은 2011년 1280여 건에서 2014년 2010여 건으로 56.4% 늘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이번 특별법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을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했다. 보험사고 조사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지체하거나 거절ㆍ삭감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특별법이 보험금 지급보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보험금 지급지체 허용 사유에 대한 범위를 확대(현행 보험약관 규정 대비)함으로써보험사의 보험금 지급행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만으로도 보험금 지급지체의 합법적인 사유가 되기 때문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보험금 지급지체 허용 사유도 신중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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