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코스피가 유동성 랠리를 타고 ‘뜨거운 여름’을 보냈지만, 올해 4분기는 대내외 변수와 실적 시즌을 맞아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국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는 하반기 코스피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 환원정책 강화 기대감 등으로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회’라는 측면이 득세해 2100포인트선을 내다보기 위해서는 예상치 수준의 3분기 실적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 당선, 12월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순차적으로 펼쳐져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5일 주요 5개 증권사(대신, 삼성,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 현대)의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1978~2110포인트로 집계됐다.

시계를 넓혀 4분기 전체로 보면 그 범위는 1925~2145포인트로 하단은 낮아지고 상단은 높아졌다. 그만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4분기 증시 흐름을 좌우할 3대 요소로 3분기 실적과 11월 미국 대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꼽았다.

당초 3분기 실적이 올해 2분기에 이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할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는 돌발 변수로 작용하면서 코스피 전체 3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깎아내렸다. 관련 업계에서는 3분기 코스피 순이익이 현재 컨센서스(예상치)인 27조5000억원보다 줄어든 25~26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악재도 호재도 아닌 중립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도 1~2분기보다 소폭 감익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기저효과와 삼성전자 ‘갤노트7’ 배터리 발화와 같은 일회성 요인에 의해 부진하므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연말로 갈수록 미국 대선 결과와 12월 금리인상 등을 차례로 확인하면서 증시 흐름에도 변동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대선은 힐러리가 당선된다는 가정 하에 증시에는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28년부터 대선 전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추이를 보면, 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이양됐을 때 지수는 평균 10%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 뉴욕 타임즈에서는 힐러리의 대통령 당선 확률을 76%로 제시했다. 이를 반영할 경우 내달 8일 미국 대선 전후로 증시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예상과 달리 트럼프가 집권에 성공해 공화당으로 정권이 이양되면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권 교체 직후 대통령 임기 1년차에는 대체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으나,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이 넘어갔을 때는 10% 내외의 조정이 나타났다.

이후 다가올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은 불확실성 제거 측면에서 주식시장의 상승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곽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은 주식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 효과”라며 “과거 금리 인상기에는 주식시장이 대체로 강세를 보였는데, 수년간 이 기제가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후 진행될 자산 축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이 순차적으로 현실화되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코스피는 본격적인 강세장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전까지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매파적인 시그널링, 미국의 대선정국과 이탈리아 국민투표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제기,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 종료에 따른 모멘텀 둔화 등으로 각종 잡음도 예상되지만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 환원정책 강화 기대감 등으로 하방경직성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업종ㆍ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기존 주도주들 사이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신한금융투자는 “변동성이 높은 10월 한 달간 소외된 가치주로서 자동차, 은행, 통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11월부터는 소재, 산업재와 클린턴 당선 시 정보기술(IT), 트럼프 당선 시 자동차, 은행의 조합이 주도주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증권은 “국내외 정책 효과에 의해 건설 업종을 선호하며, 악재에도 업황 개선 중인 대형 IT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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