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ㆍ이은지 기자] 한미약품의 ‘악재’ 지연공시를 둘러싼 카카오톡 정보 유출 의혹이 포착되면서, 주식 거래 정보 교환의 창구였던 카카오톡 단체방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루머로 떠돌던 내부 직원과 이른바 부띠끄(유사수신업자), 증권사 직원 등이 포함된 인터넷 불법 주식방의 실체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6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하 자조단)은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취소 정보가 공시 전 카카오톡 등을 통해 퍼졌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 임직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검찰에 데이터 복구를 의뢰했다.
자조단은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8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카카오톡 등을 통해 해당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제보를 접수, 5일한미약품 본사에서 관련 증거를 확보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수출 계약 해지를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저녁 카카오톡 등을 통해 정보가 유출됐다는 제보가 있어 조사하고 있다”며 “지워진 데이터를 복원하는 디지털포렌식을 검찰에 의뢰, 결과가 나오면 제보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자조단은 제보자가 카카오톡을 받은 경로를 역추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현장 조사에서 확보한 임직원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SNS 대화 등을 분석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거쳐 일반 투자자에까지 정보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85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해지를 공시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오전 9시~9시28분에 이날 하루 공매도 거래(10만4327주)의 절반가량인 5만471주가 거래된 사실이 관심의 초점이다.
공시 정보가 사전 유출돼 기관투자가로 넘어갔을 거란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내부자와 유사중개업자 등이 포함된 카톡ㆍ주식방 등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행위 단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미공개정보를 유출한 내부자와 1차 정보수령자는 물론 2차 또는 3차 이상의 정보수령자도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업계에선 이번 사건에서 법 개정 후 최초로 2차 이상 정보수령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금융 당국은 기술 관련계약 공시를 현행 자율공시에서 의무공시로 바꾸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의무공시는 사건 발생 당일 공시가 원칙이다. 이번처럼 오후 6시 이후에 사안이 발생해도 다음날 오전 7시20분까지 공시해야 한다. 최대 2억원인 공시 위반 제재금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기술수출 계약 구조를 감안해 공시 내용을 한층 ‘투자자친화적’으로 작성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바이오 업종 상장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투자자들에게 이 업종에서 이뤄지는 수출 계약 구조를 더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체 등은 신약 기술을 수출하면 계약금으로 10%가량만 받고 나머지는 임상시험 단계별로 진척이 있을 때마다 더 받는 식으로 수익을 챙기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계약을 한다.
그런데 현행 공시 시스템은 전체 계약금액을 모두 수주한 것으로 공시토록 하고있다.
이런 규정에 따라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항암제 기술 수출 금액으로 전체 계약금 8500억원을 공시했지만, 계약 중도 해지로 당초 공시액의 10분의 1 수준인 718억원만 받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애초에 ‘뻥튀기 금액’을 공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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