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순매도가 가장 많았던 종목 가운데 하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와 같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국내 ETF시장과 상장지수채권(ETN) 시장에서는 이렇게 투자자들의 매매가 활발한 종목이 있는가 하면, 거래량이 0인 종목도 있을만큼 시장 내 투자자 선호의 양극화가 나타난다. 어떤 의미일까.
▶ETF/ETN도 양극화?=14일 코스콤에 따르면 13일 하루 국내 증시에 상장된 240개 ETF 가운데 거래량이 100주 미만인 ETF는 49개였다. 거래가 아예 이뤄지지 않은 거래량이 0인 종목은 7개였다.
ETN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121개 ETN 가운데 거래량이 100 미만인 것은 63개, 거래량이 0인 것은 31개에 달했다. 25%가 넘는 ETN들이 하루동안 소외를 받은 것이다.
‘KODEX 레버리지’같은 ETF는 하루 거래량이 2200만주가 넘었고 ETN 중에선 ‘삼성 모멘텀 탑픽 ETN’은 거래량이 46만주 이상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양극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란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말 시장이 열린 ETN의 경우는 아직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부분을 언급하기도 하고 일부는 시장에 대한 인식(홍보)의 문제를 거론하기도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모든 ETF와 ETN이 활발하게 거래될 수는 없다”며 “모든 종목이 다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는 것은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모든 종목에 대해 강한 수요가 형성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일부 종목에 한해서만 높은 수준의 유동성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고 유동성이 집중되는 부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인지도나 마케팅 측면의 열세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자들이 무슨 종목인지 모르는 일종의 신뢰의 문제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거래, 지금보다는 활발해져야…=시장 관계자들은 지금보다는 ETF/ETN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3일 ‘2016 글로벌 ETF 콘퍼런스’에서 “ETF와 ETN이 기관투자자들에 전략적 자산배분의 수단으로 활용되게 지원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투자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원하겠고 말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TN의 경우 워낙 시장규모가 적고 큰 투자자들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연기금에서 물꼬를 터주면 좋겠다는 기대가 크다”며 “ETF나 ETN이 고정적인 판매처가 있다면 그분들의 니즈에 맞는 상품 발행을 해서 요구에 특화된 것을 맞춰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쓰러진 자전거를 일으켜서 움직이려면 누군가 세게 한 번 밟아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다”며 “워낙 다양한 상품들이 많이 나와있기 때문에 그 중에서 어떤 것이 수요가 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단계에서 아이디어만으로 시장에 어필을 하고 있어 거래량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아무래도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연기금 등 대형투자자들의 유입, 이를 뒤따르는 기관투자자들의 추가유입까지 기대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나친 연기금의 비중확대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TF 때문에 증시 제자리걸음?=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ETF 시장이 코스피 박스권 형성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전적으로 ETF의 영향때문만은 아니지만 ETF가 일부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모펀드 역시 1800대에 자금이 들어오고 2100근처가 되면 빠지는데 ETF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전적으로 ETF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 업계 관계자는 “인과관계가 거꾸로됐다”며 “코스피 시장규모가 1300조원에 달하는데 1~2조원의 펀드 수급때문에 지수가 상승하지 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경제성장이 정체되는 등 거시적인 영향에 의한 것이고 펀드환매를 원인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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