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에서 이길 경우 9개월 동안 제네릭 독점 판매 권한 생겨
-승소 쉽지 않지만 이길 경우 시장 선점 효과로 매출에 도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지난 해 3월에 도입된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의 핵심 내용인 ‘우선판매품목허가권’ 획득을 위해 특허소송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란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2015년 3월 15일부터 시작된 제도로 미국 오리지널사의 특허권 보호강화 차원에서 도입됐다. 당시 제약계는 이 제도로 제네릭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하지만 오리지널사와의 특허소송을 통해 제네릭사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게 되면 이 제품은 9개월 간 독점 판매를 할 수 있는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갖게 된다. 이에 많은 국내사들은 특허소송에 집중하기 위해 법무팀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허기간 많이 남지 않은 제품 대상 소송 활발=우선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의 항응고제인 ‘프라닥사’에 대한 조성물 특허에 몇몇 제약사가 소송을 제기했다. 진양제약, 아주약품, 인트로팜텍, 삼일제약, 휴온스글로벌 등은 1차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특허 무력화에 도전하고 있다. 프라닥사 조성물 특허는 2023년 3월 만료된다.
2020년 5월 물질특허 종료를 앞둔 아스텔라스제약의 과민성방광치료제인 ‘베타미가’에 대한 특허 도전도 잇따르고 있다. 베타미가의 물질특허에는 알보젠코리아, 휴온스, 일동제약이 항소에 나섰고 일동제약은 베타미가의 결정형 특허에도 항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치료제 ‘포시가’도 제네릭사들의 도전을 받는 제품 중 하나다. 포시가의 특허 만료는 오는 2024년 1월이지만 제네릭사들은 이보다 앞서 특허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포시가의 물질특허에 항소에 나선 제약사는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제일약품, 삼천당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등이 있다.
또 화이자의 항응고제인 ‘엘리퀴스’에 대해서도 아주약품, 네비팜, 인트로팜텍, 휴온스글로벌이 물질특허 항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퀴스의 물질특허는 2024년 9월에 만료된다.
▶승소시 9개월 독점권 매력=이처럼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특허에 도전하는 이유는 소송에서 이길 경우 얻게되는 과실이 매력적이어서다.
소송에서 이긴 제약사는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획득, 9개월의 제네릭 독점권을 부여받게 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쟁자가 많은 제네릭 시장에서 9개월동안 독점적으로 시장을 누릴 수 있다면 매출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이런 점 때문에 소송에서 이기기 쉽지 않지만 제약사들이 특허에 계속 도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이라는 제도가 실질적으로 제약사의 독점권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허 소송에서 한 개의 제약사만 승소한다면 독점권이 의미가 있지만 여러 제약사가 동시에 승소해 독점권을 갖게 되면 독점권이라는 의미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식약처의 우선판매품목허가 현황에 따르면 ‘암로디핀베실산염, 로사르탄칼륨’ 성분의 경우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획득한 제약사는 20개사, 45품목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타글립틴인산염, 메트포르민염산염’ 성분도 8개사, 24품목이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독점권이라고 하지만 여러 제약사가 동시에 권한을 부여받으면 경쟁은 과거처럼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물론 여러 제약사가 독점권을 갖게 되면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경쟁자가 과거보다 줄어 시장 선점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특허소송이 계속될텐데 소송에서 이긴 경험이 다음 특허소송에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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