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전율도 23% 급감

기준금리 인하-배당수익률 상승…주식 매력 커졌는데

증시외면 시중부동자금…부동산과 단기상품에만 쏠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대한민국 주식시장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사상초유 저금리로 1000조원에 달하는 단기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잃고 떠돌고 있지만, 코스피(유가증권) 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오히려 작년보다 13% 정도 줄었다.

기준금리는 내리고 예적금으로 목돈을 불리는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투자자금은 주식시장을 외면한채 부동산 시장으로만 몰려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코스피는 방향성을 잃고 2000~2050선의 좁은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갈지자 행보만 거듭하고 있다.

기업 자금조달 창구인 증시가 깊은 무기력증에 빠지면서 유상증자는 사실상 올스톱됐고,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증시 위기론이 커지는 이유다.

▶거래 줄어든 증시, 회전율도 떨어져=올해 주식시장은 전년에 비해 크게 활기를 잃었다는 평가다. 특히 개인보다는 기관ㆍ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피 시장이 거래량이나 거래액이 줄었고 회전율도 떨어졌다.

24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코스피 시장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은 3억9658만주로 지난해 평균인 4억5526만주보다 12.89% 줄어들었다.

올해 코스피 시장은 거래액도 감소했다.

올해 일평균 거래액은 전년(5조3517억원)대비 13.31% 줄어들은 4조6394억원으로 나타났다.

주식회전율과 시총회전율에서도 차이가 났다.

올해 일평균 주식회전율은 1.00으로 전년도 1.23보다 23% 하락했고, 시총회전율은 0.42에서 0.37로 내렸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은 이보다는 나았다.

일평균 거래액은 올해 3조4965억원으로 지난해 3조5233억원 보다는 줄었지만 거래량은 6억445만주에서 7억1122만주로 늘었다.

주식회전율과 시총회전율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시총회전율은 일평균 1.88에서 1.67로 낮아졌지만 주식회전율은 2.55에서 2.76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코스피 시장은 1300조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일평균 4조6000억원에 불과한 거래량을 가진 반면, 200조원이 간신히 넘는 코스닥 시장은 3조5000억원에 가까운 거래량을 기록해 시총대비 거래액에서는 코스피 시장이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매력은 높였는데…자금 다 어디로 가나=그렇다고 코스피 시장의 투자매력을 떨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3.00%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지난 6월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1.25%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동안 예ㆍ적금 금리도 낮아졌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잔액기준 순수저축성예금 중 정기예금 금리는 2012년 7월 3.83% 수준에서 지난 8월 1.57%까지 내려왔다. 정기적금 금리도 4.00%에서 2.33%로 크게 낮아졌다.

반대로 코스피는 점차 배당수익을 높여가는 추세다.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지난 2014년말 1.13%에서 지난해 1.33%, 올해(20일 기준) 1.54%로 예적금금리 수준만큼 올랐다.

여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에 가까울 정도로 자산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코스피 PBR은 2012년말 1.25에서 2013년 1.20, 2014년 1.11, 지난해 1.10에서 올해는 1.01로 1에 수렴해가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선뜻 주식시장을 향하지 못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증시 대기자금만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의하면 순자산총액 기준 지난해말 94조726억원에 불과했던 MMF 규모는 올 들어 급증하며 한 때 13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20일 기준 120조2407억원을 기록중이다.

일각에선 금융시장에 투자되지 못하는 자금들이 부동산 시장을 향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부동산 대출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16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올해는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집중됐다. 부동산 시장은 이처럼 과열되는 가운데서도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에는 돈이 안들어오고 금융시장에 있는 돈이 부동산으로 빠져나가는 것 같다”고 까지 말했다.

▶IPO시장 찬바람도 문제=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조금씩 무너지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해야할 시장에도 조금씩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풍년’을 기대했던 IPO 시장은 하반기 ‘대어’로 꼽히던 두산밥캣이 기대했던 공모예상가를 하회한 공모청약 결과에 상장을 연기하면서 급속도로 분위기가 냉각됐다.

두산밥캣은 공모 규모를 축소해 내달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4898만1200주에서 3002만8200주로 줄였고 주당 희망가격도 4만1000~5만원에서 2만9000~3만30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올해 서플러스글로벌 역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 8월엔 인테리어 전문기업 까사미아도 IPO 계획을 철회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희망밴드인 1만4600~1만6500원의 하단 수준인 1만5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고 엘에스전선아시아도 희망 공모가 범위(1만∼1만5000원)보다 낮은 8000원에 확정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모두투어리츠의 청약경쟁률은 0.98대 1로 낮았고, 자이글 역시 당초 희망한 2만~2만3000원 수준의 공모가를 수요예측 과정에서 1만1000원으로 내려 책정했다.

상장을 해도 결과는 썩 좋지않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52개 기업 중 상장종가 대비 현재(21일) 주가가 높은 기업은 1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상장종가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평균 하락폭은 마이너스(-)10.49%였다.

이렇다 보니 공모주 펀드 시장도 함께 냉각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118개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은 0.87%에 불과했다. 지난 3개월 간 설정액은 오히려 554억원 감소하면서 자금이탈 움직임까지 불고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두산밥캣도 상장이 연기되고 여건이 안좋다”며 “중소형주는 특히 안좋고, IPO 시장이 좋지않다며 말리는 쪽이 많아 언제 상장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