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 하반기 여러 악재를 견뎌내고 있는 코스피(KOSPI) 지수가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15위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올 들어 최장기간인 29일째 2000포인트 이상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통령선거, 미 금리인상 전망 등이 예상되는 연말까지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방어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코스피, G20중 15위=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상반기말(6월 30일) 종가기준 1970.35포인트를 기록, 지난 28일 2019.42로 상승해 2.49%의 지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G20 국가 증시 대표 지수 중 15위에 그친 것으로, 20개 지수 평균 상승률인 6.71%보다 무려 4.22%포인트 낮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1위는 올해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로, 24.80%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21.69%로 2위에 올랐으며, 일본이 12.01%로 3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독일(10.50%), 인도네시아(7.85%)가 각각 4위와 5위를, 지난 6월 24일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7.49%)이 반등하며 6위를 기록했다. 7위는 간발의 차로 뒤따른 EU(7.49%)였다.

한국보다 성적이 저조한 국가는 터키(1.95%, 16위)), 미국(1.29%, 17위) 등이었고, 호주(-0.50%), 사우디아라비아(-1.19%), 남아프리카공화국(-3.28%) 등 3개 국가만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 7개월 동안 제자리걸음=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올 들어 최장기간인 29일 동안 2000선을 넘어섰다.

경주 지진발생 여파로 증시가 하락한 9월 12일과 13일 잠시 1900선으로 내려 랠리가 끊겼지만, 지난 8월 4일부터 9월 9일까지 26일 동안 2000포인트를 지속 넘어섰다.

202거래일 중 2000포인트가 넘어선 일수는 86일이었다. 하지만 2050포인트 이상이었던 날이 13일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박스피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코스피의 한계가 엿보였다.

올해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처음 넘어선 것은 3월 30일(2002.14)이다. 7개월 동안 증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코스피의 상승세가 제한됐던 것은 우리경제가 3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보이며 저조한 성장을 지속했고 대내외적인 여러 악재 속에 상승동력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9월 초 장중 2070포인트까지 올랐으나 갤럭시노트7 사태, 미 금리인상 우려, 북한 핵실험, 경주 지진 등 대내외적 악재가 잇따랐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는 정체됐고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이익도 감소했다. 9월 산업생산은 0.8% 하락했고 소비는 5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불리하게 나왔다.

최순실 게이트는 투심 위축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코스피가 단기간 6% 하락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호재는 반응않지만 악재는 잘 견딘다(?)=여전히 2000선 붕괴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밴드 하단이 상반기보다는 올라와 있지만 내성을 갖췄다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김형렬ㆍ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자금과 고객예탁금 감소 등 내부적 수급환경이 악화되었지만 잘 버틴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작은 악재에도 무기력하게 2000포인트를 내주던 모습은 오래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형렬 연구원 등은 코스피가 2013년 이후 ‘2050선 도달→하락추세→단기적인 방향성 전환→1900포인트 수준 단기 저점 하락’패턴을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그래도 올해 하반기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 금리인상,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결정,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등 충격강도가 작지 않은 이슈에도 잘 견디는 주식시장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국내증시는 여전히 잠재된 위험요인이 많다고 평가된다”면서 “아직 안착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2000선 방어 가능할까…=코스피가 한 달 동안 2000~2050를 유지하면서 여러 악재를 예상하는 시장의 관심은 2000선 방어에 쏠려있다.

일각에선 아직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나 이익모멘텀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주요국의 이익모멘텀이 전반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과 러시아 2개 국가 정도만 개선세를 보이는 차별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는 최근 갤노트7 이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이익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준희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의 견조한 흐름과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했을 때 코스피는 2000선 부근에서 하방경직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역시 비교적 낙관적인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김형렬ㆍ김지혜 연구원은 “돌발 악재의 등장에도 강한 내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우리가 예상보다 탄탄한 지지선을 갖고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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