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순실 사태’가 일으킨 정국 불안과 정책 공백이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 경제’ 정책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코스닥 시장이 받은 역풍은 상당하다. 최근 코스닥은 수급 주체ㆍ주도주ㆍ호실적이 없는 ‘3무(無)’ 상태에 빠진 가운데 ‘최순실 사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1일 오전 10시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8포인트(0.27%) 내린 623.00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일보다 2.99포인트(0.48%) 내린 621.69에 출발했다. 전날(624.68)에 이어 약 8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통상 기관의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했던 개인들도 매도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개인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주식을 사들였지만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고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던 다음날인 26일부터 전날까지 641억원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전체 거래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개인이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정 불안에 흔들릴 경우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의 추락’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지수의 주간 투자심리도(10주)는 200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로 내려앉았다.
최근 10주간 1번 상승하고 9번 하락한 셈이다. 1997년 이후로 투자심리도가 10%로 내려간 것은 이번을 포함해 2002년 10월과 1999년 9월, 1998년 8월, 1997년 11월 등 총 5차례에 불과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수급 불균형,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업종인 제약ㆍ바이오 업종 등의 부진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수가 연초 저점인 620선으로 내려온 만큼 ‘매수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620선은 지난해 고점 780선에서 20% 넘게 하락한 구간”이라며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매수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그간 대형주를 선호하게 됐던 것은 차별화된 실적 전망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9월 이후로는 대형주와 비대형주 모두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있어 대형주를 선호했던 시장 국면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혔던 ‘수급’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근거로 거론됐다.
지난 6월 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코스닥 시장은 ‘V자형’의 빠른 반등을 흐름을 보였지만, 기관의 매도 공세로 지수의 상승 흐름이 제한됐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지난 26일 중ㆍ소형주 투자제한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차츰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계획은 연말까지 중ㆍ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에 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다음 달 중순까지 자금 집행을 위한 운용사를 선정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다만 ‘최순실 사태’ 등으로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국민연금의 ‘1조 실탄’ 효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따라온다. 배 연구원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국민연금의 자금 집행까지의 시간적 공백, 실제 집행 규모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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