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첫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시장으로 귀환하고 있다.

트럼프 쇼크와 최순실 게이트,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수 공백을 메우며, 올들어 최장인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연말 ‘기관 장세’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14일 코스콤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3914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던 기관의 매매패턴에 최근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전주말까지 10거래일간 연속 순매수(2조982억원) 기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1조2840억원)과 개인(9266억원)이 순매도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날도 장초반 매수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의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올 들어 최장기간이다.

이전 최장기간은 지난 2월4일~18일 8거래일간(1조7369억원)이었다.

부문별로는 금융투자(1조3550억원)의 매수 강도가 강했다. 이는 ‘계절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투자는 일반적으로 선물옵션 만기가 있는 주에 많이 사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 8월에도 5거래일간 7000억원, 지난달에는 3거래일간 1조5000억원 가량을 사들인 바 있다”며 “이번 달에는 코스피 지수 레벨이 떨어진 점 등을 반영해 최대치로 사들인 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연말 배당 등을 고려할 때 금융투자의 순매수는 내달 첫째 주 이후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 부문은 지난 2008년부터 뚜렷한 계절성을 보이며 12월 중순부터 배당기준일까지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주주명부 폐쇄일 전 빌려줬던 주식을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한 대차상환, 차익을 얻기 위한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 투자), 프로그램 매수 등이 나타난 것이다.

다만,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아 베이시스(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가 악화될 경우 언제든 매도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거래일간 190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연기금의 경우 향후 매수세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1조90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연기금의 연간 순매수는 많은 해에 9~10조원, 적은 해에는 4~5조원을 기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은 지난해 9조원 넘게 사들였는데 올해는 1조원대에 그치고 있다”며 “시장에 들어올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국민연금의 경우 6월 말 기준 국내주식 부문 평가액이 95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7.8%에 그쳤다. 앞으로 국내주식 목표 비중(20%)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신권의 수급과 관련 있는 주식형 펀드에 6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순유입된 자금은 2072억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월말 급여일이 다가올수록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면서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수대를 봤을 때 기관 투자자의 매수 영역권 안에 들어왔다는 점도 ‘기관 장세’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올 들어 기관은 1983포인트 이상에서 매도(12조2238억원)하다가, 1979포인트 이하에서는 매수(5조626억원)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미국 기준금리가 처음으로 인상된 날의 코스피 지수인 1969포인트 아래서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지 센터장은 “연말까지 나타날 수 있는 4개의 불확실성 가운데 미국 대선, 옵션만기일 등 2가지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기관은 지수의 상승ㆍ하락과 관계없이 더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본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정부가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에 대해 한시적으로 거래세를 면제하기로 한 내년 4월부터 기관이 주식을 살 수 있는 여건은 또 한 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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