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원망과 성토가 빗발치자 당국이 규제 개선을 검토하고 특단의 대책들을 내놓았다. 여러 제도적 보완장치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폐지보다는 시장 자율의 거래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당국의 기본적인 입장은 변화가 없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현대차, 기아차의 약세와 공매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국정 전반의 의혹에 모두 ‘최순실 때문’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이게 다 공매도 때문’이라는 식의 마녀사냥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다 공매도 때문일까.
▶펀더멘털 훼손→주가 내려야=14일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KOSPI) 시장에서 현대차는 이달 들어 11일까지 누적공매도액이 511억원이었고 기아차는 445억원이었다.
누적공매도액 기준으로 현대차는 코스피 순위 8위에, 기아차는 10위에 올라 있다. 이 기간동안 현대ㆍ기아차는 주가가 각각 7.07%, 6.98% 하락했다. 이렇게만 보면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장점유율 감소, 미국 대통령 선거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경영활동 부진 혹은 예상되는 악재 등이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기아차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매도를 비난하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이용함으로써 주가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인식이다.
커뮤니티엔 “거래량 없도록 공매도 물량 매수하지 맙시다. 공매도와 국민연금이 폭락시켜도 놔두세요”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다른 투자자는 “공매도 문제 이건 확실한거 아닌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있는 주가에 제동 거는 효과는 인정하는데 자동차주처럼 미국발 악재로 인해 매출 감소가 명확히 예상돼 모두가 팔려하는 시점에서는 팔면 팔수록 이익”이라며 “개인의 손실체감은 2배 이상이고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은 공매 못하게 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펀더멘털 훼손으로 인한 주가 손실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이 훼손되면 주가는 시장조정기능에 의해 당연히 하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펀더멘털 훼손에 의한 주가하락도 공매도가 원인인 것처럼 인식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만 아니면 주가가 안빠질 수도 있었는데’란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펀더멘털이 훼손되면 주가는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매도 여부는 주가가 빠지는 속도의 차이이고, 선후관계가 잘못된 주장이라는 평가다.
▶공매도 규제 어떻게=금융당국은 ‘한미약품 사태’ 등으로 문제가 제기되자 10일 ‘공매도 및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공매도 참여자의 유상증자 제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신설, 공매도 관련 규제 위반시 과태료 기준 강화 및 매도증권 사전납부 의무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공매도 포지션 보유자의 가격하락 유도행위 추가, 공매도 잔고보고ㆍ공시 기한 단축 등이다.
이 가운데 직접적인 제재가 기대되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국이 사례로 소개한 공매도 과열종목 기준은 ▷당일 공매도거래 비중이 해당종목 전체 거래대금의 20% 이상 ▷당일 종가가 전일종가 대비 5% 이상 하락 ▷공매도거래 비중이 과거 40거래일 평균 대비 100% 이상 증가한 종목들이다.
한국거래소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생빈도수, 공매도 비중(%)과 주가하락률, 실제 주가 영향 등을 고려한 기준이다. 코스피 시장에선 6일에 1번 정도 나타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 비중 20%와 주가에 미치는 유의미한 영향 등을 고려해 통계를 기반으로 제시한 기준”이라며 “너무 발생빈도가 높아져도 시장관리상 무리가 있고 하루에 수십종목씩 걸리면 경보제도의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의 자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라면서 “모든 공매도를 규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관리적 관점보다 실질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당국은 여러 여건들을 고려해 내년 초 제도시행을 목표로 합리적 기준을 마련, 거래소 업무규정 등을 개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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