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활용 불확실성 확대
인적분할·지주전환 메리트
주가 상승세 이어질 듯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시 자사주 활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대중공업, SK, 삼성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수혜주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자사주 활용 압박감에 현대중공업 주가 ‘훌쩍’=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일 이후 전날까지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7.84% 상승했다. 16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현대중공업이 조선업황의 어려움을 이유로 조선ㆍ해양ㆍ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기로 결정한 이후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이들 기업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내세운 조선 업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금이 지배구조 전환의 적기라고 지적한다.
지난 7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할하는 신설회사에 대한 신주 배정(기존회사의 자사주 비율 적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에서는 자사주 10%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지주회사(1)와 신설회사(2)로 인적분할하면 지주회사(1)는 기존 자사주 10%를 그대로 계승하며 10% 만큼 신설회사(2)의 신주를 갖게 된다.
이 때 지주회사(1)의 자사주 10%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없지만, 신설회사(2)에 대한 신주 10%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생긴다.
이로 인해 기존 대주주는 인적분할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 없이 신설회사(2)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의 자사주 13.4%를 배정받고, 안정적인 캐쉬카우인 현대오일뱅크 91.13%를 보유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지주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로보틱스로 배정된 현대중공업 자사주 13.4%는 인적분할 이후 현대로보틱스 자사주 13.4%, 현대중공업 13.4%, 현대건설기계 13.4%, 현대일렉트릭 13.4%로 나눠질 예정이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 중심…다양한 지배구조 시나리오=업계에서는 최근 인적 분할로 이슈가 되는 회사들의 공통점으로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달 실제로 인적분할이 결정된 AP시스템(9.83%), 크라운제과(2.77%)뿐 아니라,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언급되는 현대중공업(13.4%), SK텔레콤(12.55%), SK(20.65%) 모두 자사주 비중이 높다.
SK그룹 역시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도가 향후 불확실해지면서 지난달에 업계에서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대두됐다. 현재 SK는 SK텔레콤 최대주주로 지분 25.22%를 보유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즉 ‘최태원→SK(주)→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SK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게 될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속도를 내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SK텔레콤 인적분할 후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를 세워 SK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대두되고 있다.
자사주의 신주 배정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인적분할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이후 자사주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어렵게 취득한 자사주 10.3%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1일 삼성생명이 삼성증권 자사주 매입을 통해 보유 지분을 19.2%에서 30.1%로 늘리기로 의결해, 삼성생명이 금융지주 자회사 요건인 지분율 30%를 넘기게 되면서 동시 인적분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SK, 삼성의 사업개편으로 인적분할 혹은 지주 전환이 점쳐지는 기업의 주가 강세가 예상된다”며 “지주 회사의 배당, 사업회사 지분 재평가를 이유로 기업의 인적분할 전 시가총액 보다는 인적분할 이후의 합산 시가총액이 컸다는 경험이 선제적 대응을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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