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증권주가 ‘울상’이다.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인한 영업 손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한해 동안 움추렸던 증권주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채권 수익 감소마저 거론되면서, 시장 금리 상승에 웃음 짓는 은행주와 대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테이퍼 텐트럼’ 규모 채권 손실…증권주 수익 우려 =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증권주 시가총액은 지난 18일보다 507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1371억원), 미래에셋대우(-1339억원), 삼성증권(-611억원) 등의 감소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채권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전망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한다.
전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4개 증권사들의 지난 3분기 채권 평가 이익은 전 분기보다 1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올 1분기(1조6968억원)와 2분기(1조6119억원)만 해도 1조6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채권 투자를 통해 벌었으나, 7월초 1.203%로 역대 최저치를 찍은 국고채 3년 금리가 9월 중 1.360%까지 올라 채권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
특히 3분기 채권 이익 감소액은 지난 2013년 금리 급등기에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 Taper tantrum)과 견줄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2분기 증권사 채권 관련 이익은 1조3000억원 감소(직전분기 대비)한 3345억원을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채권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증권사들의 채권 수익 저조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은행주…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간 최대 상승폭 = 올 들어 증권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은행주는 급등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부터 전날까지 증권주가 10.51% 하락하는 동안, 은행주는 19.92% 상승했다.
은행주는 지난 1월 20일 저점 대비로 약 35.0% 상승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크게 올랐던 2009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분기까지 은행들 실제 분기 순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항상 3000억원 이상 상회해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는데다, 전반적인 경영 여건 역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잦아들면서 NIM(순이자마진) 하락 추세가 일단락됐고,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 추세로 전환돼 2011년 이후 하락 국면에 있던 NIM 역시 반등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시장 우려와 달리 조선ㆍ해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과도하게 눌려 있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도 나온다.
▶ 증권주 약세 지속될 듯= 지난 4월만 해도 증권주는 실적 호조 기대와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투자 매력 증가로 1월보다 25% 이상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분기에 ELS 운용이익 감소로 인한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미래에셋대우(-65.1%), 삼성증권(-61%), 한국투자증권(-60.7%) 등의 실적이 반토막이 나면서 증시가 2050선을 넘어선 지난 8월에도 증권주는 6% 넘게 하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부터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4분기 실적 전망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계절적으로 4분기에는 거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분기대비 5.0% 줄어든 7.6조원을 전망한다”며 “이에 따라 증권사 실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탁수수료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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