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기준 금리의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금융당국이 전면 점검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이후 5개월째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시키고 있는 가운데서도 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최근 채권 금리 인상을 빌어 가파르게 상승하자 금리 산정체계 전반에 대해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서면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가산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 코픽스(COFIX), 금융채 등 지표금리에 대출금리가 제대로 연동돼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표금리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통상 금융채 금리와 가산금리, 변동금리 대출은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다. 여기에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실적 등을 고려한 우대금리를 차감하면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적용받는 금리가 산출된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려는 금융당국의 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채권 금리 등을 배경으로 금리를 일제히 올리는 추세다.

이로 인해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5년 혼합형 상품 기준) 금리는 연 4%대 후반까지 올랐다.

이달 18일 기준으로 KEB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4.73%, 우리은행은 4.58%, KB국민은행은 4.48%까지 올랐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장 금리가 오르고 있어 대출금리의 상승은 불가피 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조이기’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은행이 시장금리 상승세를 틈타 가산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 확대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 부분은 있지만, 소비자 부담이 과도해지면 안 된다”며 “서면 점검 이후 필요하다면 현장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출금리 점검 때 금감원은 ‘황제 금리’ 논란을 부른 우대금리 산정 체계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은행들의 우대금리 운영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은행으로부터 1%대 저금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농협은행이 연 1%대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준 상위 100명(올해 8월 기준) 가운데 90명은 공무원이었다.

이들은 연 1.04∼1.94% 금리로 대출을 받아 평균 금리가 연 1.8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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