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이 시국에 왜 음악을 안 내?” “이 음악은 여혐 가사라 불편” “국정농단에 편승하는 뮤지션” ‘최순실 게이트’가 시작된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대통령과 비선실세들이 저질러 놓은 이 치명적인 사태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상실감과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분노에 찬 시민들은 시국선언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여기서 ‘자발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한 이유는 간단하다. 모든 참여는 자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최근 뮤지션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국정농단 이슈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노랫말로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거나 혹은 위로와 공감의 노랫말로 상실감을 느낀 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경우도 있다. 이들의 참여 역시 온전히 자유 의지였다. 문제는 평소 자기과시와 디스를 일삼았던 일부 래퍼들은 대체 뭘 하고 있냐는 지적인데, 일부 국내 힙합 팬들은 “이런 시국에 잘 나가는 힙합 뮤지션들의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과연 이 비난은 적절한 것일까. 같은 힙합 뮤지션이라고 해도 자신들이 주로 다루는 이야기는 천차만별이다. 그것 또한 자유일 뿐 누구도 그들의 음악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수 없다. 힙합을 한다고 꼭 사회 참여적이어야 할 필요성은 없다. 힙합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요하는 건 힙합문화 탄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내 힙합에 무조건적 저항정신을 요구하는 건 과한 측면이 있다. 다만 그간 거침없는 날선 비판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은 래퍼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적어도 시대정신을 고민할 필요성은 있다는 말이다.
입을 다물고 있는 래퍼에 이어 이 시국에 편승하려는 뮤지션을 향한 비난도 잇따랐다. 이 경우라면 당연히 질타를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대중의 관심이 한 쪽으로 쏠리다 보니 벌어지는 경우다. 하지만 그렇게 믿는다. 음악에는 적어도 진심을 전하는 힘이 있다. 단순히 시국에 무임승차하려는 뮤지션의 곡이 얼마나 대중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시국을 비판하는 일부 노래의 가사가 발목을 잡은 경우다. 대표적으로 산이와 DJ DOC가 있는데 이들은 각각 ‘나쁜X’과 ‘수취인불명’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내놓고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DJ DOC의 경우는 “키치적인 묘사와 성차별적 단어인 ‘미스박’ ‘보톡스’의 우회적 가사로 인해 여러 젠더 논란을 부추기며 문화집회에 대한 고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차별에 대한 근간을 건드렸다”며 촛불집회 공연까지 취소됐다. 이들의 노래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노래 가사 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가사 하나로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부분적인 노래 가사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성은 있지만 그보다 큰 맥락을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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