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강남 자산가들은 최순실ㆍ트럼프 리스크를 피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면서 내년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금리 시대,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에 대한 강남 큰 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보다는 해외자산 쪽으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28일 헤럴드경제가 6개 주요 증권사(대신ㆍ미래에셋대우ㆍ삼성ㆍ신한금융투자ㆍNH투자ㆍ한국투자)의 서울 강남지역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한 설문 내용을 종합하면, 강남 자산가들은 2017년을 앞두고 수익성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둔 투자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들이 이런 전략을 세운 배경과 관련해 PB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까지, 국내외 정세와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는 ‘빅 이슈’가 잇달아 등장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자산가들은 정치적 리스크에 따른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수익성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전략을 세우고 목표수익률보다 확정수익률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병원 삼성증권 삼성타운WM센터 부장은 “자산가들은 투자 트렌드를 쫓아가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지키는’ 투자 원칙을 갖고 있다”며 “안전자산과 현금성 자산 비중을 일정수준 이상 가져가는 모습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가들은 국내보다 해외자산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용훈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국내외의 정치적 상황, 미국 금리 인상, 원유시장의 수급불균형 등을 고려해 현금보유 비중 확대, 수익난 상품의 익절, 달러화 표시 해외투자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잠시 쉬어간다는 생각이 많지만 오히려 해외시장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상품 등에 대해서는 쉽게 결정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요즘 자산가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손절라인(Stop loss)에 민감하고, PB들의 의견을 따라가기보다는 여러 정보를 통해서 상품을 인지한 후 확신을 갖고 투자한다”며 “국내투자로 생기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을 고려했을 때도 연간 통산한 수익금에 대해 양도세를 부과하는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체투자(AI)도 주목받고 있다. 장영준 부지점장은 “대체투자 상품은 기획할 때 위험도 점검이 가장 어렵다”며 “하지만, 기획되고 나면 시장변동성과 무관하게 가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다”고 부연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강구현 미래에셋대우 도곡WM PB는 “관심 대상은 단기채, 전환사채(CB), 지수형 ETF 투자”라며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기를 원하고 세무ㆍ부동산 컨설팅을 통해 중위험ㆍ중수익 극대화를 원하는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선 신한금융투자 여의도지점 PB팀장은 “자산가들은 최근 들어 메자닌ㆍ사모 헤지펀드,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기존에 가입한 상품들의 수익률 반전 혹은 지속적인 상승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성 자산 비중을 크게 두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송대희 한국투자증권 대치PB센터 차장은 “내년 트럼프 취임 이후 어느 정도 대외정책 방향이 나온 후에 우호적인 상품군이 보이면 투자하겠다는 자산가도 다수”이라고 말했다.

수백억 내지 수천억원을 굴리는 PB들이 수중에 1억원을 가진 ‘개미’ 투자자에게 추천하는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이들은 무엇보다 해외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편입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현금성자산 비중도 일부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병원 부장은 “주식형 ELS 3000만원, 글로벌 자산배분펀드 2000만원, 미국 중소형주펀드 2000만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000만원으로 초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매수나 국내외 ETF 분할 매매전략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용훈 부장은 “달러형태로 미국 금융주 ETF에 2000만원, 중국 심천시장의 주식형펀드나 직접투자에 2000만원, 기초자산인 금ㆍ은 등에 투자하는 스텝다운 형식의 DLS상품에 2000만원 등을 배분한 후 유동성은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면 안정적인 수익 기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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