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관련株 실망매물 일부 “검토 자체만으로도 긍정적”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환원 방안을 내놨지만, 지주회사 전환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그룹주가 약세로 돌아섰다.

29일 오전 10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167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6% 이상 급락, 12만9500원을 기록중이다.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환원 방안과 일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날 삼성전자(1.64%), 삼성물산(3.73%) 등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주사 전환에 6개월이 걸리고, 현시점에서는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발표에 삼성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직전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 증시 상장의 기대 효과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의 50% 주주 환원에 활용, 올해 4조원 배당,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 배당 실시, 거버넌스 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 추진 작업을 중장기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실망감을 남긴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 규모를 이미 3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 바 있는데, 이를 제외하고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표였다”며 “지주회사 전환의 경우 ‘검토하겠다’고 해 확정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바뀐 점은 없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결국은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분할하는 안이 검토될 수밖에 없다. 인적분할은 사업부를 떼어내 신규 회사를 만드는 과정은 물적분할과 같지만, 신설 법인 주식을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나눠 갖는다는 점이 다르다.

무엇보다도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은 금산분리 문제와 오너 일가의 낮은 지분율을 해결할 수 있는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주구성은 삼성생명 7.8%, 이건희 외 특수관계인 4.8%, 삼성물산 4.2%로, 삼성화재 1.3%, 삼성재단 0.1%, 자사주 13.3%, 국민연금 8.7%, 기타 59.8% 등이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소액주주, 대주주, 외국인 모두에게 이롭다고 봤으나 지난해 7월 삼성물산ㆍ제익모직 합병 과정에 대한 수사 확대 등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영향을 고려할 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검토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며 ”삼성전자를 투자 및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 지주사 전환을 준비할 것”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주사는 사업회사 주식을 맞바꾸는 공개매수(지분 스왑)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는 사업회사 가치가 더 높아 보다 많은 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방안 자체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며 추후 진전된 내용에 따라 주가할인 요인이 하나씩 해소될 것”이라며 “매 분기 배당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줄어드는 등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의 기대가 앞서갔던 측면이 크다”며 “되돌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인적분할을 포함한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심리가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일정이 다소 지연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주정책이발표된 만큼) 향후 주가 방향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갤럭시 노트7에 대한 부분은 이미 반영됐고, 내년 1~2분기는 갤럭시 노트8 출시에 대한 기대감, 반도체 및 OLED 등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배구조 방향성에 대해선 6개월간 유보된만큼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관련 기업들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6개월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겠지만 이는 삼성전자보다 관련 기업들 주가에 더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경ㆍ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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