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주주 지배구조 첫 시험대는 차기 행장 선출

민영화 오랜 숙제 성공 시킨 이광구 행장 연임 여부 촉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예금보험공사가 1일 과점주주 7개사와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16년을 끌어온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망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4전5기의 우여곡절 속에 이뤄낸 성과이지만, 남은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예보의 잔여지분(21.4%) 매각은 물론, 국내에 처음 도입된 과점주주 지배구조도 차질없이 운영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정부의 입김 없는 독립경영을 한다는 점에 대해 시장의 믿음을 주는 것도 숙제 중 하나다.

이번 매각으로 공적자금 83.4% 회수=예보는 1일 우리은행 과점주주 7개사와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 체결했다. 우리은행이 정부소유 은행이 된지 16년 만에 다시 시장의 품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번 매각으로 예보는 2조4000억여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관련 공적자금 회수율도 64.9%에서 83.4%로 올라간다.

앞서 정부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4차례에 걸쳐 경영권 매각을 진행했다. 하지만 번번이 유효수요 부족 등의 이유로 무산되는 등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리은행이 경영권을 포함한 블록 세일을 하기엔 그간 덩치가 너무 커진 탓이다. 이에 우리은행 지분을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매 방식을 선택했다. 실질적인 대주주인 예보는 매각과 동시에 우리은행과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도 해지할 예정이다.

곽범국 예보 사장은 “매매대금 납입 등 매각 절차가 관료되는 대로 우리은행과 맺은 MOU를 즉시 해지할 예정”이라며 “예보가 추천한 비상임이사의 역할도 지분 가치에 영향이 있는 사안에만 국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소한 ‘과점주주체제’…운영은 숙제로=우리은행의 주식매매계약 체결로 민영화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우선 시장에 우리은행이 독립경영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예보가 아직 21.4%의 지분을 보유하다보니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우리은행이 예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 시기가 시장의 관심을 둘 수 있다.

이와 관련 곽 사장은 “공사 보유 잔여지분은 조기 민영화의 방점에 스탠스를 잡고 과점주주와 협의해 조기에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과점주주 지배구조의 운영도 남겨진 숙제 중 하나다. 우리은행의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6명, 예보가 추천한 비상무이사 1명 등 총 11명이다. 이번 주식 매매계약이 완료되면 사내이사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정수경 감사 등 2명으로 줄어들고, 사외이사도 임기가 남은 2명과 오는 9일 정기 이사회에서 추천돼 12월 말 선임될 과점주주 추천 5명, 예보 비상무이사 1명 등 10명이 된다. 따라서 이사진 10명 중 5명이 과점주주 추천 인사로 채워진다. 만약 임기가 남은 2명의 사외이사까지 자진 사퇴한다면 8명 중 5명이 과점주주 측 인사가 돼 우리은행 경영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과점주주 지배구조의 첫 시험대는 차기 행장 선임이 될 전망이다. 3년 임기를 2년으로 단축하면서까지 민영화 의지를 강력하게내세워 마침내 민영화를 성공시킨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행장은 재임기간에 우리은행의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리고 자본적정성도 강화하며 우리은행의 몸값을 크게 올려놓은 성과를 인정받고 있어 과점주주들의 신임을 얻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곽 사장은 “7개의 과점주주들도 의견을 모으기 위한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과점주주가 주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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