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개헌투표 부결로 증시 부정적

9일 탄핵안표결, 연말증시 키워드

부결시 정국 소용돌이 후폭풍

외국인 부정적 시각·원화약세요인

“정말 개탄스러운 한 주다.”

증권가 안팎에서 이런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내적으로는 임박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대외적으로는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로 인해 국내 증시가 정치적 불확실성에 휩싸인 데 따른 하소연이다.

증시가 이탈리아 개헌 투표 부결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와 투자자의 시선은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로 향하고 있다. 가결되면 증시에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부결될 경우 정국이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돼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전 정권의 5년차 4분기와 신(新) 정권의 1년차 1분기에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정권과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정점을 형성하는 국면에서 대체로 지수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권의 5년차 4분기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평균 1%, 8%대 하락했다. 하지만 현 정권은 4년차 4분기임에도 불구, 과거 정권의 5년차 4분기처럼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2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했던 분기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6.8%, -8.9%였다”며 “올해 4분기는 이 수치가 각각 -3.6%, -13.9%로, 코스닥의 경우 과거 평균치를 넘어서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은 연말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투자심리 위축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시기적으로는 이탈리아(4일) 뒤에 연이어 오는 이슈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예상을 벗어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는 게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우선 탄핵안 처리가 국민의 염원대로 흘러가면 증시에도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소한 금융시장에서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은 없으며,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5.3%는 박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고 총리가 권한을 대행한다”며 “대통령이 이미 실질적으로 국정을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최소한 경제적으로는 지금보다 혼란이 가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전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2004년 3월12일)를 봐도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대내외의 우려와는 달리 탄핵반대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증시는 2%가량 하락하는 데 그쳤고, 원달러환율도 안정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문제는 탄핵안이 부결되는 경우다.

김유겸 연구원은 “절대다수가 원하는 탄핵이 국회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그 후폭풍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국민적 불만이 커지면서 촛불집회가 과격해지는 한편 금융시장 전반에 정치적 불확실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될 경우 경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한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의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면서 원화 약세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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