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논란의 진실 규명이 36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광주 전일빌딩에서 상공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총탄 흔적이 발견돼 진실 규명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9월부터 지난 14일까지 3차 조사를 통해 헬기 등 상공에서 실탄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헬기 총격 흔적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 곳곳에서도 탄흔을 찾아내 조만간 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5.18 당시 정부 계엄군이 헬기에서 사격했다는 공식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을 중심으로 헬기 기총소사가 있었다는 증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 조비오 신부는 1989년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80년 5월 21일 오후 1시에서 1시 30분, 2시 정도에 상공에서 헬기 소리와 함께 기관총 소리가 드드득 세번 울렸다”고 증언했다.
당시 적십자대원으로 활동했던 이광영씨와 시민 정낙평씨 등도 같은 증언을 했다.
5.18 당시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아놀드 피터슨 목사도 1995년 증언록을 펴내 시민을 향한 헬기 총격 등 계엄군의 만행을 고발했다.
피터슨 목사는 증언록에서 “5월 21일 오후 3시 30분께 계엄군 헬리콥터 3∼4대가 시민에게 총을 난사해 그날 하루 광주기독병원에서만 사망자 14명과 부상자 100여명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격은) 사실무근이다. 그 당시 출동한 사실도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증언록 공개 직후 수사에 착수했던 검찰도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군 자료상 공중사격 기록을 발견할 수 없었고 광주 적십자병원, 기독병원, 전남대병원의 진료기록부와 관계자 조사에서도 헬기 총격 피해자가 치료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언은 계속되고 있다.
5.18민중항쟁 부상자회는 1980년 총상을 입었던 40대 여성의 몸에서 추출한 총탄 파편을 미국 무기실험연구소에 보내 총탄이 중화기 탄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회신을 받았다.
헬기에서 사용하는 기관총은 중화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 여성이 헬기 총격 피해자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향후 국과수 발표 및 보고서가 나오면 관련 사실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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