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7개 금융공기관 감사
국내은행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28조50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기업여신이 92.6%(26조4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정부의 기업금융 관리실태는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1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등 7개 금융관련 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금융시스템 운영 및 감독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14년 허위 외상매출채권을 이용한 2800억원 규모 대출 사기 발생 이후 부당 여신 방지를 위해 지도 감독 강화 및 상거래자료 조회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실제 상거래를 수반하지 않은 대출이 316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데도 금감원은 직접 조사 등 실효성 있는 지도 및 감독 행위를 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해 말 구축한 상거래자료 조회시스템은 기업의 세금계산서 중복사용 등을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기업 금융운용 실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일부 은행이 인터넷 대출 정보 등을 연동하지 않거나 은행별 연동시점이 달라 은행이 기업의 세금계산서 중복 사용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돼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지난 3월 한 달간 7개 은행이 취급한 결제성 여신 5354건을 점검한 결과 163건에서 세금계산서가 중복 사용돼 858억여원이 초과대출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특혜성 대출 등 기업여신의 업무가 부당하게 처리되는 사례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은행 A지점 팀장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3개 기업에 대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을 취급하면서 10개 기업의 실질 경영자가 동일인인 사실을 알면서도 355억여원의 특혜성 대출을 강행해 207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산업은행은 채권보전방안에 대한 검토없이 담보 등을 부당 해지해 117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은행은 2013년 12월 4개 은행 합동으로 B회사 대표이사의 연대보증 및 개인자산 담보를 조건으로 3000억원을 대출한 뒤 2014년 7월 B회사가 대표이사 사임을 사유로 담보 해지를 요청하자 채권보전방안 없이 담보를 부당 해지해 큰 손해를 떠안았다.
무역보험공사는 단기수출보험 적용 대상 및 책임발생 시기 검토 과정에 오류를 범해 7900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역보험공사는 C회사 수출채권을 대상으로 보상한도 1억1900만달러 규모의 단기수출보험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보험 적용대상은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생산 및 가공한 물품이지만 C회사는 해외 현지법인 지분이 없는 D회사 수출채권을 보험대상으로 삼았다. 또 보험책임 발생시기도 ‘물품인도시’가 아닌 ‘선적일’로 설정해 현지에서 수입자가 물품인수를 거부, 결국 7900만달러의 예상손실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감원 측에 대출심사 적정성을 검사 및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하고, 중소기업은행장과 산업은행 회장 등에게는 규정을 위반해 대출을 취급한 관련자 등을 문책을 요구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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