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장기화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종식되고 새해부터는 금리인상 압박이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국내 채권금리에 영향을 미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기조로 인한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따라 향후 채권투자 매력이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변수가 되는 Fed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여부에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 혼재되고 있다.
▶모든 것은 트럼프로부터…=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라 글로벌 채권시장은 ‘트럼프 탠트럼’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Fed의 금리인상이 관건이 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 보호무역주의, 인프라 투자확대가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등장으로 경기회복세가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회복, 임금상승, 수입물가 상승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물가상승과 국채발행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리급등세 견인했고 채권시장이 이미 인플레이션을 일부 선반영한 상황에서 향후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강하게 발생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는 연내 3회의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다만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지난해 금리인상이 1차례였음을 상기시키며 전망보다 그 횟수가 적을 것으로 보기도 했다.
부국증권 채권전략팀은 “지난해엔 금리인상이 4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1회만 단행됐고 트럼프 불확실성으로 금리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며 “미국은 내년부터 성장 둔화가 예상돼 보다 완만한 금리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심스런 한은의 행보=국내 채권시장의 또다른 중요변수는 한은이다.
새해들어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돼 한-미 간 금리차가 금리차가 점점 좁혀지면 한은 역시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금리를 올릴 수도 없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를 동결해 미국보다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국내 경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고,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면 자본유출 우려는 줄어들겠지만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일구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없다”며 “한국의 정책당국은 국내 경제와 자본유출이라는 두 가지 걱정거리 중 하나만 겨냥한 정책을 사용하기보다 양쪽을 모두 감안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금리를 올려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되는 연말까지는 국내 경제를 감안해 계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가 역전되고 나면 자본유출 추이를 지켜보면서 뒤따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동결 이후 내년 인상’전망이지만, 올해 채권금리는 지난해보다 오를 것(채권가격 하락)이란 예측이다.
오창섭ㆍ정영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감안할 때 채권금리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한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목표(2%)를 상회하는 가운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수급은=국내 채권시장의 변수는 외국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외국인 수급이 양호하겠지만 올해는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
박종연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내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최근 외국인은 국내채권을 매도했다”며 “글로벌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당분간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에는 외환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을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부국증권 채권전략팀은 “국가신용등급 대비 높은 금리수준이 장점”이라면서도 “미 금리정상화로 인한 내외금리차 축소, 원화약세 등은 (외인 수급에)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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