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6000억원대 육류담보대출(육담대) 사기사건에 휘말린 동양생명이 저축은행 등 담보가 중복된 다른 채권사들과 별개로 독자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담보물 관리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통업체와 창고업자 등을 고소한 상태”라며 “선순위 채권을 확실히 주장하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양생명이 담보대출을 해 준 대상은 대부분 기존 담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ㆍ캐피털사와 채권단 구성과 관련해 구 사장은 “동양은 별도로 전수조사와 채권회수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 대응이 아닌 단독 대응을 하겠다는 의미다. 동양생명은 이번 사건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의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사건은 대출기한이 3개월 미만인 육담대 특성상 등기 없이 진행된다는 허점을 노린 대출 사기다.

등기가 따로 없기 때문에 창고업자가 발행한 담보확인증을 토대로 선순위자와 후순위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관련 액수가 전체의 60%가 넘고 이미 전수조사 등 대응에 들어간 상황에서 채권단 합류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6년 12월말 기준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금액은 3803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연체금액이 2837억원에 이른다. 1개월 미만 연체는 75억원, 1개월 이상~3개월 미만 2543억원, 3개월 이상~4개월 미만은 219억원이다.

2837억원 연체에 연루된 업체는 20개 정도다. 하지만 이 가운데 어떤 담보가 중복됐는지의 여부는 아직 파악 중이다.

동양생명은 이번 사건으로 문제가 있는 육담대에 대해서는 대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정상적인 물건에 대해서는 대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대출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피터 진 동양생명 상무는 “실시간으로 육류담보대출 관리가 가능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건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분석하고 재발방지 대책 및 개선방향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동양생명이 관련 액수가 가장 크지만 소규모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체가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육류담보대출은 기간이 짧기 때문에 기존 담보를 확인하지 않고 수입 및 창고보관 날짜 등을 토대로 대출이 발생한다”면서 “만약 후순위자로 등록됐을 경우 권리 주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육류담보대출에 연루된 채권사는 동양생명 외에 화인파트너스, HK저축은행, 효성캐피탈, 한화저축은행, 신한캐피탈, 포스코대우, 한국캐피탈, CJ프레시안, 조은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세람저축은행, 전북은행 등 10여개에 달한다.

일부는 아직까지 피해 규모도 파악이 안된 상태여서 여파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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