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기자]나는 SBS ‘심장이 뛴다’를 한 편도 빠트리지 않고 봤지만 그렇게 재밌는 예능은 아니다. 비슷한 사건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지루할 때도 있었다.
사고는 화재나 교통사고, 심경근색 같은 응급환자, 주취자 문제, 집안에 갇히는 등 구조구난이 필요한 상황 등 몇 개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부산 센텀 소방대를 시작으로 수원과 인천을 거쳐 강남에서 활약을 보여주다가 요즘은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다. 강남소방서로 촬영지를 이동하자 성매매, 마약 같은 이전과는 다른 핫한 아이템들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유형의 구조구난 활동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유형도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게됐다. 사건에 중심을 맞추면 비슷해지지만 이를 다루는 사람과 현장에서의 인물 이야기가 중심이 되면서 뭉클한 이야기가 감동을 주기도 했다.
‘심장이 뛴다’가 재미가 조금 없다 해도, 시청률이 낮다고 해도 공익예능, 아니 ‘배달의 기수‘ 같은 정훈예능의 역할로도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세월호 참사후에도 공백 없이 방송할 수 있었던 예능이다. 소방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없다. ‘월드 챌린지-우리가 간다‘와 폐지를 놓고 경합했을때(?) ‘심장이 뛴다’가 살아남은 것도 그런 공익 기능을 중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심장이 뛴다’가 시작될 때만 해도 연예인들이 위급한 사건과 사고의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연예인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연예인이 분량 욕심을 내면 짜증을 유발하고,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연예인 멤버들이 119 소방대원 생활을 한 지 9개월이 지난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연예인들은 튀지 않고 중간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냈다.
‘심장이 뛴다’에서 소방대원은 마음(진정성)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위험한 구조 구난 상황에서 기능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 최근 입대한 박기웅은 레펠 훈련을 일반인보다 훨씬 빨리 소화해 전문 소방대원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박기웅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도와주러 나왔다 다리를 절단 당하는 큰 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급차로 옮기고, 그후에도 그 여성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도 충분했다. 관창수로서의 능력도 멤버중 가장 돋보였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생계가 막막해진 한 여성이 마지막으로 호소하며 올라간 부산의 30m 고공 크레인 현장에서 박기웅은 선뜻 “내가 올라가겠다”고 자원했다.
박기웅은 아찔한 높이인 아파트 11층 높이까지 올라가 그 여성을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침착하게 유도했다. 박기웅은 그 여성이 불안해할까바 일부러 경상도 사투리까지 써가며 안내하는 재치와 배려 정신을 발휘했다.
전혜빈은 또 어떤가. 마음속에는 진정성이 여겨지고 몸은 민첩하다. 전혜빈은 요구조자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 살갑게 접근한다. 자살시도를 한 사람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는 전혜빈의 모습은 감동을 줄만했다. 병원으로 이동중인 환자가 구토를 하자 손을 펴 받아내기도 했다.
남자친구였다는 사람에게 폭행당해 이가 빠진 20대 여성의 이를 이들이 길에서 찾고, 박기웅이 기어이 빠진 이를 찾아내 복구할 수 있게 된 장면을 보고,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조동혁은 초기에 “화나게 하는 게 리얼이야”라고 버럭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지금은 가장 잘 성장하고 적응된 대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 소통과 교감을 시도하는 조동혁 대원은 믿음직스럽다. 긴장할 때는 긴장하고 이완할 때는 이완할 수 있게 해주는 장동혁, 팀내 마스코트인 최우식, 멤버 모두 소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119소방 대원들도 기억에 남는다. 결혼도 안한 처녀가 연예인 남자 대원들도 꺼리는 고독사 현장에 출동해 시신의 상태를 차분하게 점검하고 상황을 수습하던 정수경 대원은 요즘도 안녕하신지 궁금하다. 구수하게 생긴 이상석 구조팀장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심장이 뛴다’는 요즘 모세의 기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절단된 응급 환자를 병원으로 수송하는데 차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은 데서 시작된 모세의 기적 캠페인은 야심찬 기획으로 마땅히 칭찬받을만 하다. 차들이 길을 열어줘 아기를 낳을 수 있었던 임산부의 케이스는 흐뭇했다. ‘모세의 기적’ CF까지 제작하고, 본격 캠페인에 나서는 듯했다. ‘모세의 기적’이 이 정도의 캠페인으로 완수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 것이다. 거창하게 시작하고 슬그머니 내리는 모양새다. 그럼 이제 ‘모세의 기적’ 캠페인은 누가 해야될까?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wp@heraldcorp.com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