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소 잃어도 고쳐지지 않는 외양간’

지난해 11월 대구 서문시장에 이어 지난 15일 여수 교동시장에서 또 한차례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저조한 보험가입률이 또 도마에 올랐다. 상인들의 불감증과 보험사들의 인수 거부다.

17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1439개 전통시장 중 점포 3만5000개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전통시장의 점포별 화재보험 가입률은 26.6%에 그쳤다.

그나마 이번에 불이 난 여수 수산시장은 125개 점포 중 100여곳이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화재가 난 대구 서문시장은 점포의 보험 가입률이 30%대에 불과했었다.

영세상인이 대부분인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보험료는 큰 부담이다. 불이 나지 않으면 보험료는 버린 돈이 된다는 인식이 크다. 2015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에서 가입한 화재보험의 연간 평균 보험료는 502만7000원이었다. 한 달 수입 200만원을 넘기기 힘든 영세상인들에게 월 40만원이 넘는 보험료는 큰 부담알 수 밖에 없다. 최근 시장에 화재가 잇따르면서 보험료는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보험사들은 노후 건물이 많아 큰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큰 재래시장 보험인수를 극도로 꺼린다. 각종 전열기구와 조리기구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밀집형 구조인여서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대부분 대형 사고로 번지기 쉽다. 좁은 길목에 노점 점포의 짐들로 인해 소방차가 들어갈 도로가 확보되기 어렵워 2차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2010∼2014년 5년간 전통시장의 화재 1건당 평균 피해액은 1336만원으로 전체 화재의 건당 피해액(779만원)의 1.7배나 됐다. 전국 재래시장에서 발생되는 화재는 전체 화재건수에 0.1~0.2%에 불과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대규모의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해 그 피해는 연간 화재피해액의 10%를 넘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시장에서 단체보험을 인수할 때 스크링쿨러나 소화기 등 설치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기도 하는데 상인협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될 때가 있다. 일부는 심지어 얼마짜리 보험에 가입할테니 리베이트를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보험업계는 이에 따라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제도화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과 다른 소상공인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유재산의 피해를 정부가 재난 지원금으로 무상 지원하기보다는 보험 가입으로 해결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나은 방법”이라며 “정부가 재래시장 화재보험의 가입 활성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보험료를 지원하되 상인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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